[웃지못할 개표방송 사고]87대선 「컴퓨터조작」시비

  • 입력 1997년 12월 16일 20시 38분


TV 선거개표방송의 결과에 시비가 많아지면 「얼굴」이라 할 앵커들의 어깨도 처지게 마련. 불행히도 역대 TV의 개표방송에서는 온갖 의혹과 시비, 해프닝이 끊이지 않았다. TV의 개표방송사상 최초이자 최대로 불거져나왔던 의혹은 87년 대통령 선거때의 「컴퓨터 조작설」. 특정후보의 득표수가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들고 TV와 선관위의 집계가 일치하지 않는 등 「지나친 실수」가 방송되자 컴퓨터 조작의혹이 불붙었다. 결국 13대 국회에 선거부정조사특위까지 구성돼 논란을 벌인 끝에 개표종사원들의 실수 때문이라고 어물쩍 마무리됐다. 92년 대선때 TV3사는 중앙선관위의 발표만 보도하기로 합의했지만 MBC가 선관위의 공식발표 이전에 개표결과를 방송하는 등 「치고 나오면서」 신사협정은 깨졌다. 95년 지방선거에서도 「파격」을 시도한 방송사는 MBC. 투표당일 오후6시 개표방송을 시작하자마자 「투표자 전화여론조사」결과를 보도하면서 당선자를 100% 맞혀 화제를 뿌렸다. 지난해 4.11총선때에는 전파낭비를 막기 위해 출구조사가 허용되어야 한다는 방송사들의 주장이 수용됐다. 그러나 사상 첫 공동 출구조사의 결과는 전세계에 「희대의 코미디」로 타전된, 망신스러운 깜짝쇼로 끝이 났다. 20곳이 넘는 선거구에서 오차한계를 벗어나 당선 순위가 뒤바뀌는가 하면 당선예상자 인터뷰까지 방송된 지역에서 결과가 바뀌는 등 엉터리 예측이 난무했던 것. 선거전 개표실험방송이 엉뚱하게 전파를 타는 바람에 난리가 났던 해프닝들도 간혹 있었다. 92년 대선때는 제주 MBC의 개표실험방송이 잘못 송출됐으며 95년 지방선거때는 KBS 광주방송총국의 개표실험방송이 전파를 타는 바람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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