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개편이후 고전을 면치 못하던 KBS가 24일부터 프로그램을 큰 폭으로 조정하는 등 대수술에 나섰다.
수술대에 오른 환자는 「2TV」. 2TV는 오락채널이지만 평균 시청률에서 SBS와 꼴찌를 다툴 정도로 열세다. 지난달 개편에서 주말 쇼프로 확대 등의 방책을 썼으나 별 소용이 없어 재개편의 대상이 됐다.
우선 밤8시에 SBS뉴스와 맞붙었던 「뉴스8」을 없애고 새 시트콤 「아무도 못말려」를 시작한다.
코미디계의 간판PD인 김웅래 제작위원을 투입해 만든 청춘 시트콤. 탤런트 박철과 이상인 이종수 진재영 신주리 이상아 등이 출연한다. 그러나 원룸주택에 모여사는 다수의 젊은 남녀사이에서 일어나는 해프닝을 그린다는 설정이 MBC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SBS의 「뉴욕스토리」와 별 차이가 없어 「잘 되는 프로 따라하기」의 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할 듯하다.
또 「특종, 비디오저널」을 밤8시20분, 「가족오락관」 등 오락프로를 밤8시50분으로 옮겨 밤8∼11시를 「시트콤―소프트 다큐―오락프로―드라마」로 이어 오락성을 강화했다. 단막극 맞대응 편성이라는 비난을 받던 「금요극장」은 「일요 베스트」로 간판을 바꿔달고 일요일 밤11시로 옮겼다.
드라마의 색깔도 감각적인 로맨틱 코미디로 바뀌는 추세. MBC의 「예감」에 밀려 죽을 쑤던 월화드라마 「열애」를 조기종영하고 17일부터 감각적인 드라마를 내세운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법」을 시작했다.
주말드라마 역시 서민들의 애환을 그린 「파랑새는 있다」가 30일 끝나면 다음달부터 로맨틱 코미디인 「웨딩드레스」를 시작한다.
개편 한 달만에 다시 손을 댄 이번 「수술」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김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