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의 눈물」김승호 촬영감독,일당받아 부도회사에 보태

  • 입력 1997년 8월 19일 19시 51분


○…『아르바이트로 일당을 벌러 왔습니다. 회사의 어려운 형편을 나 몰라라 할 수도 없고 혼자 살겠다고 딴살림을 차리는 것은 말도 안되고…』 SBS 수목드라마 「장미의 눈물」(밤 9.50)의 촬영감독 김승호씨. SBS 드라마의 촬영을 맡고 있지만 그의 직함은 한맥유니언 영상제작국장. 이 회사는 지난 1월 부도 이후 정재계 유력인사들이 구속되는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한보그룹의 계열사로 TV프로와 CF 등을 제작해 온 국내의 대표적 종합영상프로덕션. 김감독이 「일당」으로 받는 촬영료는 그의 몫이 아니라 전액 소속사의 수입이 된다. 지난해 드라마 「8월의 신부」의 촬영감독을 맡아 깔끔한 영상으로 호평을 받은 것이 이번 드라마의 「아르바이트」로 이어졌다. ○…김감독은 『국장이라는 직함에 얽매이기 보다는 현장에 나가 우리회사의 재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감독은 「프리」를 선언하고 나서는 대신 위기에 처한 「한맥호」에 머물고 있다. 한맥유니언은 한보그룹 부도 이전에는 공중파와 케이블TV에 18개의 프로를 공급했을 만큼 제작능력을 인정받아 온 업체. 한보는 MBC 드라마 「까레이스키」와 SBS 다큐멘터리등 1백여편에 협찬해 온 방송가의 「큰손」이었다. ○…한맥유니언이 제작을 맡고 있던 18개의 방송프로는 한보사태 이후 2개로 줄었다. 한맥유니언은 이에 따라 인력을 한창 시절의 절반인 50여명으로 줄이는 한편 대기업의 홍보 CF 제작에 치중하고 있다. 김감독은 『모기업의 부도로 이미지가 나빠진 것이 근본 원인이겠지만 세상 인심도 실감했다』고 말했다. 〈김갑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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