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어빵에는 붕어가 없다. 마찬가지로 뉴스 경쟁에는 뉴스가 없다」.
뉴스 경쟁을 둘러싸고 방송가에 이런 「역설」도 나돈다. 뉴스는 뉴스자체의 질보다 뉴스를 둘러싼 조건, 즉 뉴스 직전 방영되는 드라마의 인기때문이라는 것.
이같은 역설은 지난 2일 MBC 보도국 간부들의 자사 뉴스동향 설명회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났다.
MBC측은 시청률조사기관 미디어서비스코리아의 자료를 분석, 평일에는 KBS1 뉴스가, 주말에는 MBC 「뉴스데스크」가 시청률 우위를 달리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는 평일은 KBS1 드라마 「정때문에」가, 주말은 MBC 드라마 「신데렐라」가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전체 시청률 1, 2위를 달리는 「신데렐라」와 「정때문에」를 끝까지 보고난 시청자들이 곧바로 시작되는 뉴스까지 시청하는 「인접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MBC는 「신데렐라」가 방영된 지난 4월말 이후 10주동안 주말 뉴스경쟁에서 전체 20일중 13차례를 KBS보다 앞섰다고 주장했다. 반면 평일에는 KBS의 압승. KBS뉴스는 주간 시청률 10위안에 수차례 진입하고 있으나 MBC는 한번도 없었다. 이는 KBS1 「정때문에」의 인기때문이라는 설명이다.
MBC측은 『뉴스의 내용은 그날 그날 모두 비슷하다. 또 드라마 「인접 효과」가 워낙 크므로 뉴스의 질적차이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스 경쟁에서 본질적인 「뉴스자체의 질」을 빼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상하다.
실제로 MBC 노조가 갤럽에 의뢰, 지난 5월말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시청자들은 뉴스선택의 기준으로 40%이상이 「뉴스의 충실한 내용」을 꼽았다. 각종 대형사건의 현안보도에 대해서도 여론주도층의 79%가 「불충분하다」고 대답했다. 특히 조사대상 가운데 여론주도층의 45%는 MBC뉴스가 「정보의 양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KBS뉴스와 비교해 MBC뉴스의 가장 큰 단점은 「정보다운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었으며 이어 공정성, 기자 보도 능력, 신속성, 현장감이 모두 뒤지는 것으로 지적됐었다.
뉴스자체의 시청률상승을 위해서는 뉴스를 둘러싼 「드라마」에 대한 변명보다는 뉴스자체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상식이 다시금 떠오른다.
〈이원홍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