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채널여행]동아TV 「쇼! 미시공화국」

  • 입력 1997년 5월 22일 08시 09분


「미시(Missy)족」. 서울의 한 백화점이 홍보를 위해 만든 이 신조어가 이제는 주부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자기개발에 열심인 20대 후반∼30대 초반의 기혼여성들을 지칭하는 「보통명사」가 되었다. 여성전용 케이블TV 채널인 동아TV의 「쇼! 미시공화국」은 이같은 미시족들을 겨냥한 버라이어티 쇼. 95년 9월 첫 전파를 탄 뒤 2년가까이 방송되면서 동아TV의 간판 프로그램으로 자리잡았다. 이 프로가 성공한 비결 중의 하나는 이벤트와의 결합이다. 95년12월 미시탤런트 선발대회를 연 이래 미시모델, 미시탤런트의 유행을 낳기도 했다. 지난 연말 열린 2회 미시탤런트 선발대회에는 1천명이 넘는 지원자가 몰렸을 정도. 「쇼!미시공화국」의 대표적인 코너는 「현장출동 미시는 말한다」. 미시족들이 남편에게 갖는 불만들을 털어놓으면 개그맨 노정렬이 남편을 기습인터뷰해 부인의 마음을 전해주거나 해결책을 찾아주는 코너다. 「한번 나가면 들어올 줄을 모른다」 「모든 일에 말뿐이다」 「아무리 삐삐를 쳐도 응답을 하지 않는다」 「간단한 리모컨 건전지 하나 교체하지 못한다」…. 남편에 대한 미시들의 불만은 남들 눈엔 사소하게 보이지만 당사자들에게는 하나같이 「속터지는 일」들이다. 남편의 기를 살려주는 요리를 소개하는 「키친뉴스」코너는 중간중간 짤막한 뉴스를 삽입해 변화를 시도했다. TV의 최다 시청자이면서도 본격적인 TV프로의 대상으로는 좀처럼 다뤄지지 않았던 「아줌마」들의 이야기를 직접 다룬다는 점에서 「쇼! 미시공화국」은 분명 새로운 시도다. 그러나 미시들의 관심사가 정말 그렇게 남편의 태도, 남편의 기를 살리기 위한 요리뿐일까. 쇼의 형식을 통해서도 미시들의 다양한 고민과 사는 모습을 담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김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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