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도 財테크 바람…창업가이드등 프로 잇단 등장

  • 입력 1997년 4월 2일 07시 56분


[금동근기자] TV에 「돈바람」이 분다. EBS의 「소자본 창업시리즈」(목 밤8.00)와 케이블 매일경제TV(채널20)의 「TV창업가이드」(화 밤8.40) 「돈돈돈」(목 밤10.10), GTV(채널35)의 「TV속에 돈이 보인다」(금 오후3.10)가 이번 봄개편을 통해 새롭게 등장했다. 최근 많은 아버지들을 고개 숙이게 했던 명퇴바람과 계속되는 경기불황때문에 재테크 및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 「돈」 관련 프로들은 여태껏 드러내놓고 얘기하는 것을 꺼려왔던 「돈」이라는 소재를 노골적으로 다루고 있다. 아예 무대를 거대한 돈으로 장식하기도 한다. 제목부터 「돈돈돈」이라고 붙여 프로를 기획한 매일경제TV 김원식보도국장은 『한보사태 등으로 인해 돈이라는 말에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이 커져 처음에는 「돈 이렇게 굴리자」 정도로 할 생각이었다』면서도 『이왕 내놓고 돈 이야기를 할거면 「전면전」으로 나서자는 뜻에서 제목을 「돈돈돈」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소재는 실생활에 맞닿는 것 우선이다. 창업 관련 프로들은 꽃집 장난감대여점 문구점 주류전문점 등 창업이 비교적 쉬운 업종만 선택한다. 나머지 프로들은 돈을 굴리는 방법,합법적인 절세(節稅)요령, 이자소득이 높은 금융상품 등을 집중 소개한다. 피부에 와닿는 얘기이므로 시청자 호응도 높다. 「돈돈돈」에서 1천7백만원의 자본으로 임대주택사업에 뛰어들어 10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사례가 소개되자 시청자들로부터 문의가 쏟아져 방송사 전화가 마비될 지경이었으며 녹화테이프만 2백여개가 팔렸다. 이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것은 명사들의 재테크 경험을 듣는 「돈돈돈」의 「명사의 이재 이야기」코너.김한길의원 등에 이어 3일에는 송자 전연세대총장이 출연한다. 그러나 재테크 「아이디어」를 들어보자던 당초 기획의도와는 달리 출연한 명사들이 진짜 이야기를 털어놓지 않아 제작진을 곤혹스럽게 했다. 김한길의원은 『친구의 권유로 증권에 투자했다가 손해만 봤다』는 아픈 경험만을 털어놓는데 그쳤고 다른 정치인들은 출연마저 꺼린다고 제작진은 밝혔다. 정치인들에게 「구린」 구석이 없더라도 돈이란 떳떳하게 드러내기 힘든 이야기임을 입증하는 셈. 매일경제TV 김국장은 『대선주자들에게도 섭외를 했지만 실패했다』며 『경제관을 들어보면서 해당 인사의 재테크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재추진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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