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재기자] 한석규의 영화출연 리스트는 단출하다. 하지만 각각의 작품들은 한국영화사에 나름대로 의미있는 자취를 남겨 놓았다.
데뷔작 「닥터봉」은 95년 한국영화 최고 흥행기록을 세웠으며 「은행나무 침대」는 액션과 코미디 일색인 90년대 중반 한국영화의 기상도를 멜로 쪽으로 바꾸는 방향타 역할을 했다. 현재의 기세대로라면 「초록 물고기」가 영화기록에 한줄을 올려놓는 것도 어렵지 않아 보인다.
한석규의 「몸값」 역시 영화의 흥행성공에 비례해 상승곡선을 긋고 있다.
그는 최근 2억원을 받고 코믹영화 「№3」(프리시네마 제작)에 출연키로 결정, 「한국배우의 2억원 시대」를 열었다. 「닥터봉」에서 1억원을 약간 웃도는 액수로 스크린에 진출한 한석규는 「은행나무 침대」(1억5천만원) 「초록 물고기」(1억7천만원)를 거쳐 2년만에 박중훈 최민수 등 선발주자들을 물리치고 대망의 2억원대 고지에 올라선 것.
그러나 이같은 고액 계약은 한석규가 드라마 출연을 중단, CF 섭외가 줄어든 상태에서 이뤄진 것이어서 「영화 출연으로 떼돈을 벌었다」는 식의 평가는 적절치 않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