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 5집음반 돌풍…1주일만에 30만장 팔려

  • 입력 1997년 2월 12일 20시 22분


[허엽 기자] 가수 이승환(32)의 「새음반〓돌풍」은 더이상 「뉴스」가 아니다. 3집 「마이스토리」(93년)도 그랬고 4집 「휴먼」(95년)도 그랬다. 최근 발표한 5집 「사이클」 역시 마찬가지. 1년 7개월만에 선보인 새앨범은 일주일만에 30만장이 나갔고 지금 빠르기라면 50만장은 가뿐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새앨범에 담긴 뉴스는 무엇일까. 이승환의 말에 따르면 머리곡 「가족」과 얼터너티브록 「붉은 낙타」를 주목해야 한다. 『사회의 거친 구석을 조금이라도 맑게 했으면 합니다.그렇다고 해서 저항을 내세우기보다 주변에서 소홀히 여기는 「따뜻한」 가치를 일깨우고 싶습니다. 서른이 넘으면서 새삼스럽게 이런 생각이 들더라구요』 머리곡 「가족」은 가족의 가치를 가감없이 담은 곡. 평범하다는 느낌을 줄 정도로 전형적인 발라드 구성을 지닌 이 노래에서 가족은 「지금까지 날 지켜준 사랑이며 영원히 함께 해야하는 것」이다. 「붉은 낙타」는 반면 20대를 반추한 노래다. 이승환은 「은빛사막으로 가고싶어 붉은 낙타 한마리되어」라고 지나가버린 20대를 아쉬워한다. 곡은 미국의 얼터너티브 록가수 앨러니스 모리세트의 분위기를 담으려 했다고 한다. 이와 더불어 새 앨범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이승환의 음악적 재치다. 15곡을 수록한 새앨범에서 다루지 않은 장르는 트로트 하나뿐. 얼터너티브 댄스 리듬앤블루스 헤비메탈 포크록 등을 망라하고 있다. 앨범은 발라드 「아이에서 어른으로」로 시작하지만 「붉은 낙타」 「백일동안」 「늑대들의 합창」으로 이어지면서 뛰어난 재능을 과시하고 있다. 아프리카 흑인 리듬을 채용한 「사자왕」이나 헤비메탈곡 「흡혈귀」 등에 이르면 『정말 하고 싶은대로 노래를 만드는 가수』라는 인상을 준다. 게다가 이처럼 플레이 시간 60분15초에 이르는 음반은 가요계에서 희귀종에 속한다. 음악에 대한 이승환의 욕심과 자신감을 비롯해 「팬 서비스」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승환은 이런 풀이에 대해 『원래부터 내 음반은 만물상으로 여기고 있다』고 간단히 말했다. 그러나 이승환은 『갈수록 대중성에 대한 감각을 잃어버리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 머리곡 「가족」을 잔잔한 솔로에 마무리 합창 등 평범한 구성으로 꾸민 것도 대중성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또 초기 돌풍에도 불구하고 1백만 고지를 쉽게 넘지 못한다는 약점도 있다. 그는 14일 서울 교육문화회관에서 출발해서 5월초까지 전국순회공연을 통해 「인기몰이」에 나설 계획. 02―3443―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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