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시대, MZ중심 중고-PB상품 불티… ‘가성비 가전’ 새 트렌드로
대형 가전 중고거래 수백%씩 급증
“2030 사용성 중시 소비 이어질것”
롯데하이마트-이마트선 ‘PB’ 강화
고물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가성비 가전’ 열풍이 불고 있다. 롯데하이마트에서 지난해 8월 선보인 자체브랜드(PB) 플럭스의 벽걸이형 에어컨 모습. 롯데하이마트 제공
고물가 추세가 장기화되면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가전제품도 중고를 구입하거나 저렴한 제품을 찾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다. 이에 유통업체들도 중고 가전 품질을 검증해 주거나 가격 경쟁력을 갖춘 자체브랜드(PB)를 내놓는 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중시하는 소비자를 겨냥한 움직임을 강화하고 있다.
21일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 에어컨 거래량은 전년 대비 526.5%, 헤어드라이어 등 미용 가전은 346.9%, TV는 277.6%로 급증했다. 에어컨, 세탁기, 냉장고 등 대형 가전 중 거래 가격이 10만 원 미만인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번개장터에서 저가 에어컨 거래 비중은 2024년 13.0%에서 지난해 19.8%, 올해 5월까지 36.2% 늘었다. 세탁기·건조기는 같은 기간 25.8%에서 39.8%로, 생활 가전은 68.1%에서 74.4%로 상승했다. 이신애 번개장터 상무는 “대형 가전에서 저가 거래 비중이 급증하고 있는 건 고물가 속 중고 거래가 가전 소비의 새로운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고 가전제품 거래가 늘어나는 건 고물가로 인해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비싼 신제품 구입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서다. 여기다 물가 상승이 지속되면서 중고 거래 경험이 쌓인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고가이거나 민감한 가전제품 구매에도 적극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4월 대한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00명 중 절반 이상(51.8%)이 ‘3년 전보다 중고 제품에 대한 거부감이 줄었다’고 했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미용기기 등 소형 가전의 기능이 세분화되면서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성에 초점을 둔 실용적 소비가 중고 거래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제품을 주로 판매하는 유통업계도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가격 경쟁력을 갖춘 PB 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지난해 4월 1∼2인 PB 브랜드 플럭스(PLUX)를 선보였다. 플럭스는 설치비 포함 50만 원대 벽걸이 에어컨, 29만 원대 1∼2인용 냉장고 등 기존 대형 브랜드 대비 저렴한 가격을 앞세우고 있다. 롯데하이마트는 플럭스에 힘입어 올해 1분기(1∼3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 늘어났다고 밝혔다. 롯데하이마트는 7월 중 플럭스 가전을 한곳에서 체험할 수 있는 단독 매장을 내는 등 PB 상품 판매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마트는 올해 3월 ‘5K프라이스’ PB 상품군에 소형 가전 라인업을 추가했다. 5K프라이스는 지난해 8월 이마트가 론칭한 초저가 PB 브랜드로, 1∼2인 가구를 겨냥하고 있다. 스팀 다리미와 드라이어 4980원, 청소기 9980원 등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 것이 특징이다. 쿠팡과 전자랜드 역시 각각 ‘홈플래닛’과 ‘아낙’ PB를 통해 다양한 소형 가전을 선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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