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프로 부사장 “‘미션 1’ 판 흔든다…카메라 생태계 교란 기대”

  • 동아경제
  • 입력 2026년 5월 20일 12시 00분


사용자가 미션 1 프로를 들고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고프로 제공
사용자가 미션 1 프로를 들고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고프로 제공
카메라는 대체로 크고 무겁다. 고사양 장비일수록 이런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 장점은 분명하다. 수준 높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화면만으로 상대를 설득해야 하는 환경에서는 왜곡 없는 영상과 안정적인 표현력이 확실한 차별점으로 작용한다. 반면, 휴대성은 아쉬운 부분이다. 사용 공간에 제약이 따르고, 이동과 운용에도 부담이 있다. 제품 가격 역시 만만치 않다.

고프로 ‘미션 1’은 카메라 활용 과정에서 존재하던 여러 한계를 뛰어넘은 신작이다. 단면이 신용카드(약 85x56mm)보다 작은 초소형 몸체지만, 상업 영화 촬영까지 가능한 성능을 과시한다. 입문자용 기능부터 전문 촬영 영역까지 섭렵하며 폭넓은 사용자 층을 아우르겠다는 목표로 시장에 등장했다.

지난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만난 릭 라커리 고프로 글로벌 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은 “미션 1은 현재 시장을 교란시키고, 기존 카테고리 정의를 흔들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이를 발판삼아 고프로는 새로운 분야에 본격 진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프로가 미션 1 공식 출시(5월 26일) 전 한국을 찾은 건 이례적이다. 이는 국내 크리에이터 시장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전파진흥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4년 디지털크리에이터미디어산업 실태조사 결과 관련 사업체 수는 1만1089개, 매출액 5조5503억 원, 종사자 수는 4만3717명에 달했다. 유튜브 조사 업체 유튜브보드 분석을 보면 한국은 인구 대비 유튜브 운영자 수가 가장 많은 국가로 파악될 만큼 영상 콘텐츠 산업이 활발한 시장으로 꼽힌다.

릭 라커리 부사장은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제작된 영화와 TV 콘텐츠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며 “크리에이터 역량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션 1을 통해 어떤 작품들이 탄생할지 기대가 큰 시장”이라고 덧붙였다.

미션 1은 콤팩트 시네마 카메라를 지향한다. 고프로 직전 카메라 시리즈인 제품명(히어로)을 이어 받지 않은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사진·영상 촬영 경험을 구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액션캠처럼 사용자가 카메라를 직접 들고 자신을 촬영하기 보다는, 제3자의 시선에서 피사체를 중심으로 담아내는 방식에 더 적합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신제품은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와 비교해 극단적인 크기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용 미러리스나 시네마 카메라가 높은 성능을 위해 대형 바디와 복잡한 구조를 유지하는 반면, 미션1은 초소형 폼팩터를 유지하면서도 성능이 뒤쳐지지 않는 게 핵심이다. 이는 기존 하이엔드 카메라 공식을 정면으로 뒤집는 접근이다.

미션 1 특장점은 새롭게 개발한 GP3 프로세서와 대형 1인치 이미지 센서 조합에서 나온다. 라커리 부사장은 “탁월한 저조도 촬영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최첨단 1인치 센서를 적용했다”며 “1.6μm 픽셀과 클라우드 베이어 기반 3.2μm 융합 픽셀 기술을 적용해 빛을 훨씬 많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카메라 센서는 빛을 받아 이미지를 만드는 핵심 부품이다. 사람의 눈에서 망막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센서가 받아 전기 신호로 변환하고, 이를 이미지 프로세서가 처리해 사진이나 영상으로 저장한다. 미션 1은 1인치 센서 덕분에 야간이나 실내처럼 빛이 부족한 환경에서도 밝고 선명한 영상 촬영이 가능해졌다. 향상된 다이내믹 레인지에 따라 밝은 곳과 어두운 곳이 빠르게 바뀌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결과물을 제공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고품질 사진도 얻을 수 있다. 미션 1은 최대 5000만 화소 사진 촬영을 지원한다. 슈퍼 포토 모드에서는 저조도 환경에서도 높은 품질의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다. 조명이 충분한 환경에서는 더욱 디테일한 초고해상도 사진 촬영도 가능하다고 한다.
미션 1 프로 수심 촬영 장면. 고프로 제공
미션 1 프로 수심 촬영 장면. 고프로 제공

고프로가 특별히 강조한 기능은 ‘오픈게이트’ 촬영이다. 오픈게이트는 4:3 비율의 센서를 전체 활용하는 촬영 방식으로, 하나의 영상만 촬영해도 다양한 플랫폼에 맞춰 자유롭게 화면 비율을 재구성할 수 있다. 그는 “넷플릭스 TV 프로그램부터 유튜브, 틱톡까지 하나의 영상으로 여러 포맷 대응이 가능하다”며 “미션 1은 8K 30fps 오픈게이트와 4K 120fps 오픈게이트 촬영을 지원한다”고 했다.

배터리 성능과 발열 문제 개선도 주요 변화다. 그동안 고프로는 촬영 시간 향상과 과열로 촬영이 중단되지 않아야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GP3 프로세서의 전력 효율을 개선하고, 새로운 엔듀로 배터리를 적용해 사용 시간을 크게 늘렸다. 회사 측에 따르면 미션 1은 4K 30fps 기준 3시간 이상, 일반 HD 촬영 기준 5시간 이상 연속 촬영이 가능하다. 장시간 촬영 환경에서도 발열 억제 성능이 크게 향상됐다는 설명이다. 또한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20분이면 0에서 80%까지 채울 수 있다.

슬로모션 기능 역시 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미션 1은 ▲4K 240fps ▲8K 60fps ▲1080p 960fps 버스트 슬로모션 촬영을 지원한다. 이 가운데 4K 240fps는 스포츠·광고·시네마 영상 제작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 영상 제작자를 위한 기능도 대거 추가됐다. 미션 1은 10비트 컬러와 GP-Log2를 지원하며, LUT도 기본 제공한다. 이를 통해 더 깊은 색 정보 확보와 전문 색보정이 가능해졌고, 다른 시네마 카메라 시스템과도 손쉽게 색감을 맞출 수 있도록 했다.

오디오 성능도 크게 강화됐다. 새 제품은 32비트 플로트 녹음과 4개의 마이크를 지원한다. 32비트 플로트는 전문 오디오 장비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다. 갑작스러운 음량 변화에도 왜곡 없이 소리를 기록할 수 있어 후반 작업 자유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수심 20m까지 별도 장비없이 방수되는 것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신제품은 미션 1·미션 1프로·미션 1 프로 ILC 등 총 3가지 형태로 나온다. ILC 모델은 렌즈 교환식 장비다. 기본 기술은 미션 1과 동일하지만 고정 렌즈 대신 마이크로 포서드 렌즈 시스템을 지원한다. 추가 마운트 어댑터를 활용하면 다양한 렌즈 장착도 가능하다.

고프로는 저변 확대를 위한 가격 책정도 단행했다. 판매가는 99만8000원부터 시작된다. AI 연산 수요 증가로 고성능 메모리와 이미지 센서 공급이 제한되면서 기존 제품들은 가격 인상 압력을 피하기 어려운 구조다. 반면 미션1은 고사양 성능을 갖추면서도 시장 기준 대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적용해 진입 장벽을 낮췄다.
릭 라커리 고프로 글로벌 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소규모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프로 제공
릭 라커리 고프로 글로벌 마케팅 총괄 수석부사장이 18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소규모 그룹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고프로 제공

라커리 부사장은 “미션 1 프로젝트는 내부 엔지니어들의 ‘열정’에서 출발했다”며 “결과적으로 크리에이터로서의 무한한 자유를 줄 수 있는 제품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프로는 최근 우주선 ‘아르테미스 2호’ 카메라 탑재나 이탈리아 ‘AGV’ 모터사이클 헬멧에 기기를 장착하는 등 앞으로도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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