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햄버거 체인 웬디스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고객의 질문에 내놓은 답변이다.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저희 신메뉴로 여자 친구를 설득해 보세요” 식의 정중한 마케팅 멘트를 건넸을 것이다. 하지만 웬디스는 ‘우리 버거보다 맥도날드를 좋아하는 여자는 그만 만나라’는 의미의 ‘팩폭(팩트 폭행)’과 ‘조롱’으로 응수했다. 사람들은 이 짓궂은 답변에 불쾌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요’를 눌렀다. 이 같은 조롱은 웬디스를 대표하는 키워드가 된 지 오래다. 웬디스가 매년 지정하는 ‘전국 조롱의 날(National Roast Day)’엔 수많은 소비자가 “나도 조롱해 달라”며 기꺼이 줄을 설 정도다.
‘고객 조롱’ 전략은 어떻게 거대한 바이럴과 브랜드 충성도로 이어지는 것일까. 미국 듀크대와 캐나다 HEC 몬트리올 공동 연구진은 X(옛 트위터)와 틱톡 등 실제 SNS 데이터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11번에 걸친 실증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진은 연구 참가자들에게 동일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상황을 제시한 뒤 메시지의 톤을 ‘중립적인 메시지’ ‘단순히 유머러스한 메시지’ ‘고객의 실수를 가볍게 놀리는 상황’으로 나눠 반응을 관찰했다. 그 결과 소비자를 가볍게 놀리는 커뮤니케이션을 접한 그룹이 다른 두 그룹에 비해 브랜드 관여도와 자아-브랜드 연결성(Self-Brand Connection)이 더 높았다.
연구진은 비밀을 ‘의인화’에서 찾았다. 누군가의 특징을 재빠르게 잡아내 선을 넘지 않게 장난을 치는 행위는 고도의 사회적 지능을 요구하는 매우 인간적인 상호작용이다. 기계적인 매뉴얼이나 딱딱한 관료제 기업은 결코 구사할 수 없는 화법이다. 브랜드가 재치 있는 농담을 던질 때 소비자는 무의식적으로 그 브랜드를 이윤만 추구하는 차가운 조직이 아니라고 느낀다. 나아가 자신과 스스럼없이 장난을 칠 수 있는 ‘친근하고 매력적인 사람’으로 인식하게 된다.
다만 연구진은 모든 장난이 약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대인관계 이론을 빌려 놀림의 성격을 ‘친사회적’ 놀림과 ‘반사회적’ 놀림으로 구분했을 때 효과는 극명하게 갈렸다. 친사회적 놀림은 소비자의 자존감을 해치지 않으면서 브랜드를 유쾌한 친구로 느끼게 했다. 반면 고객의 진지한 고민이나 민감한 콤플렉스를 진짜로 공격해 모욕감을 주는 반사회적 놀림은 브랜드를 ‘무례하고 나쁜 사람’으로 인식하게 만들어 관계를 단숨에 파탄 냈다. 친근함과 불쾌함 사이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성공의 결정적 조건이라는 얘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