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24억, 옆집 18억…같은 아파트 단지 전셋값 ‘이중화’

  • 뉴스1
  • 입력 2026년 1월 20일 13시 51분


원베일리 국평, 갱신 17.9억…10월 대비 6억 격차
도곡렉슬도 시세보다 3억 낮아…“청구권 사용 여파”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2026.1.6/뉴스1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 단지. 2026.1.6/뉴스1
최근 수도권 상급지에서 같은 단지, 동일 면적 아파트 전셋값이 계약 형태에 따라 수억 원씩 벌어지는 이른바 ‘이중가격’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전셋값 상승 속에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보증금을 낮게 유지하는 사례가 늘어난 영향이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는 지난달 6일 전세 갱신 계약을 통해 17억 8500만 원에 거래됐다. 갱신청구권을 사용해 종전 보증금(17억 원)에서 5% 인상된 금액으로 계약을 연장한 것이다.

같은 단지 신규 전세계약과의 가격 차이는 크다. 현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84㎡ 전세 시세는 20억 원 이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같은 평형이 24억 원에 전세 신고가를 기록했고, 같은 해 11월에도 22억 원에 신규 계약이 체결됐다. 이번 갱신 계약금은 당시 시세와 비교하면 최대 6억 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강남권 다른 단지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난다.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84㎡ 전세 시세는 15억 원대 후반에서 16억 원대지만, 지난해 12월 말 전세 갱신 계약은 13억 원에 이뤄졌다. 시세보다 약 3억 원 낮은 금액이다.

서초구 동부센트레빌 전용 145㎡ 역시 전셋값 격차가 컸다. 지난해 11월 말 29억 원에 신규 전세계약이 체결된 반면, 불과 9일 뒤 같은 평형 갱신 계약은 25억 7250만 원에 이뤄져 보증금 차이가 3억 원 이상 벌어졌다.

‘강남 옆세권’으로 불리는 과천에서도 전세 이중가격 현상이 벌어졌다. 과천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9억 4500만 원에 전세 갱신 계약이 체결됐는데, 이는 12억 원대 전세 시세보다 2억 5000만 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전세 이중가격 현상은 전셋값 부담이 커지면서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하는 세입자가 늘어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해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14만 7839건 중 갱신 계약은 6만 2772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56%(3만 5151건)는 갱신청구권을 행사한 사례였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사 A 씨는 “서울 전셋값이 계속 오르다 보니 청구권을 활용해 기존 보증금을 유지하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로 인해 같은 단지에서도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 전셋값 격차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전세가격은 매매가 흐름에 종속되는 구조”라며 “집값이 크게 오른 지역일수록 전셋값 상승폭도 커져 갱신 계약과 신규 계약 간 가격 차이가 더 두드러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