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에는 끝이 없다”… ‘83세 만학도’ 이중근 회장, 법학박사 학위 취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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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영그룹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제117회 고려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제117회 고려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41년생, 올해 83세의 만학도이자 국내 법학박사로는 최고령으로 학위를 받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의 미소가 학위수여식장을 환하게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달 23일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열린 ‘제117회 고려대학교 학위수여식’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흔히 기업인이나 저명인사에게 수여하는 명예박사가 아닌 정식 일반대학원 법학박사 학위인지라 우리 사회에 배움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

전남 순천 출생인 이 회장은 2000년에 고려대 정책대학원 행정학 석사를, 2004년에는 동(同)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지난 2022년에는 81세의 나이로 고려대 일반대학원 법학과 박사 과정에 진학해 올해 83세의 나이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학위 논문 주제는 ‘공공임대주택 관련법의 위헌성 및 개선 방안에 대한 헌법적 연구’다.

이 회장은 행정학 석박사에 이어 법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한 배경에 대해 “학무지경(學無止境)이라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 특히 기업 경영을 하면서 학문이 경영과 동떨어진 것이 아닌 실질적인 것으로 공부를 하면 활용을 잘할 수 있다. 새로운 공부를 하는 즐거움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관계자는 “이 회장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학업에 대한 열정을 실천하며 우수한 성적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 회장은 끊임없는 도전과 공익 활동 등을 통해 학교의 명예를 높인 점을 인정받아 공로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중근 회장님이 아마 최고령 법학박사 학위 취득자일 것이다. 여든이 넘은 고령에도 불구하고 보통 기업인들이 많이 받는 명예 학위가 아닌 정식 학위를 받았다는 점에서 배움의 열정이 정말 대단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저출산 문제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통 큰 출산장려금을 지급하며 우리 사회에 큰 화두를 던져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5일 그룹 시무식에서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직원들에게 출산장려금 1억 원을 지급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언론들까지 이 소식을 전하며 국가가 아닌 기업에서 국가적 위기인 저출산 문제 해결에 앞장선 대표 사례로 주목받았다. 윤석열 대통령도 기업의 노력에 대해 ‘상당히 고무적’이라는 표현을 쓰며 세제 혜택 등 다양한 지원 방안 검토를 지시했고 5일 전액 비과세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무식에서 이 회장은 국민 주거 안정을 위해서는 영구임대주택에 민간 참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임대와 분양의 성격이 혼재한 우리나라의 현행 분양조건부 임대주택제도는 분양 전환을 앞두고 임차인의 과한 하자 지적 및 가격 인하 요구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영구임대주택 시장은 민간도 참여해 30%의 ‘거주만을 위한 영구임대주택’과 70%의 ‘소유 주택’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국내 최대 민간 임대주택 기업인 부영그룹을 설립했다. 부영그룹은 설립 시기인 1983년부터 전국에 아파트를 약 30만 가구 공급해 왔으며 그중 23만 가구가 임대아파트로 국민의 보금자리 마련과 ‘주거 사다리’ 역할에 충실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 회장은 꾸준하게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으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기로도 유명하다. 특히 ‘교육은 백년지대계’ ‘교육 재화는 한 번 쓰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재생산되는 미래를 위한 투자’라는 신념으로 교육 관련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부영그룹은 전국 100곳이 넘는 초·중·고에 이 회장의 아호를 딴 기숙사인 ‘우정(宇庭)학사’를 설립해 기증하고 있으며 국내 유수 대학들에도 학생에게 필요한 교육 시설을 건립해 기부하고 있다. 창원에 소재한 창신대에는 재정 기여자로 참여하며 신입생 전원에게 1년간 등록금 전액에 해당하는 ‘우정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작년 6월에는 고향을 지켜줘서 고맙다며 고향 마을 주민을 비롯해 친인척, 초·중·고 동창, 군 동기 및 전우들에게 최대 1억 원씩, 총 2650억 원을 개인 기부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어 올해는 파격적으로 출산장려금 ‘출생아 1명당 1억 원’을 지급하며 저출산 해결 방안을 제안했다.

그뿐만 아니라 이 회장은 공군 시절 ‘밥값’을 갚겠다며 공군 하늘사랑 장학재단에 100억 원을 기부하는 등 군부대 지원과 군 장병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호국보훈 활동을 전개하고 있으며 역사적 사실 그대로를 기술하는 우정체 형식으로 ‘6·25전쟁 1129일’ 등 5종의 역사서를 집필해 올바른 역사 알리기 활동 등 다양한 애국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또 캄보디아·라오스에 버스 2000대 기부를 비롯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에 초등학교 600개, 교육용 칠판 60만여 개, 디지털피아노 7만여 대 등을 기부했다. 버스에는 한글 브랜드명인 ‘사랑으로’를 기재하고 디지털피아노에는 아리랑, 고향의 봄, 졸업식 노래 등 서정적인 한국의 노래를 담아 이웃 나라에 친한(親韓) 이미지를 심어주며 적극적인 민간 외교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회장은 캄보디아의 국가 발전과 한·캄보디아 간 우호 증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4월 캄보디아 훈센 총리로부터 캄보디아 왕국 최고 훈장인 국가 유공 훈장과 라오스의 사회·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서는 첫 번째로 라오스 명예 시민권과 외국인이 받을 수 있는 최고 등급 훈장인 1등 개발훈장 대통령 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임대료 없는 어린이집, 저소득층 지원, 노인 복지 향상, 지역 소멸 문제 해결, 재난 구호 등 적극적인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며 현재까지 1조1000억 원이 넘는 사회 기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희 기자 hee31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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