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관 20곳 “새해 韓 성장률 2.0%… 금리인하 당겨질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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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2.3%-IMF 2.2% 전망속
한투증권 등선 1%대 성장 예상도
IT 수출회복에도 내수둔화에 발목
상고하저… “2분기 금리인하” 관측

국내외 주요 기관과 증권사들이 내놓은 2024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평균 2.0%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내수 둔화로 성장 폭이 제한되면서 2% 안팎으로 추정되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세에 그친다는 것이다. 올해 국내 경기가 지난해와 달리 ‘상고하저(上高下低)’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일부 증권사 1%대 성장 전망


지난해 12월 31일 관가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국책 연구기관과 민간 연구소, 증권사, 국제기구 등 20곳이 발표한 2024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0%로 집계됐다. 기관별로는 국책 연구기관인 KDI와 산업연구원이 각각 2.2%, 2.0%를 제시했고, 한국금융연구원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성장률 전망치(2.1%)와 대체로 비슷한 가운데 정부가 지난해 7월 발표했던 전망치(2.4%)보다는 낮다.

수출 회복세에 힘입어 경기 부진이 점차 완화되고 있지만 국내외 기관들이 올해도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 정도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보고 있는 셈이다. 특히 민간 경제연구소와 증권사 리서치센터들의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다. LG경영연구원(1.8%)과 한국투자증권(1.8%), 신한투자증권(1.7%) 등은 1%대의 성장률을 예상하기도 했다. 국제기구가 평균 2.2%대의 성장률을 제시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가 2.3%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은 2.2% 성장을 예상했다.

주요 기관들은 올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분야의 수출이 회복되면서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이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와 내수 둔화의 영향으로 성장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KDI는 “민간소비는 고금리 기조로 인한 상품 소비 부진이 지속되면서 2024년에도 전년(1.9%)과 유사한 1.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외 기관 20곳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평균 2.6%다.

●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상고하저’


올해 국내 경기는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시작된 경제 회복세가 올해 상반기(1∼6월)까지 이어진다는 것이다. 올해 상반기 한국 경제성장률을 2.3%로 전망한 KDI와 현대경제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성장률이 2.1%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경제인협회는 상반기 성장률(2.2%)과 하반기 성장률(1.8%)의 차이가 0.4%포인트에 달할 것으로 봤다. 올해 하반기부터 미국 등 글로벌 경기 부진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하반기 들어 경기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와 BNP파리바는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올해 2분기(4∼6월)로 예상했다. 최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커진 점도 한은으로선 고민거리다.

이형석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한은이 기준금리 인하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중동 전쟁 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 압력이 남아 있다는 점은 여전히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금리인하#상고하저#내수둔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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