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를 건설기계 글로벌 톱5로… 군산-울산 공장 증설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9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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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대표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13일 경기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R&D)센터 1층에 설치된 미래형 무인 
굴착기인 ‘컨셉-X’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조영철 HD현대사이트솔루션 사장이 13일 경기 성남시 판교 HD현대 글로벌연구개발(R&D)센터 1층에 설치된 미래형 무인 굴착기인 ‘컨셉-X’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남=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과거 대비해 경력·신입 지원자가 두 배는 늘어난 것 같습니다. ‘스펙’들도 좋아져서 면접에 들어가보면 흐뭇하더라고요.”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부문 중간지주사인 HD현대사이트솔루션의 조영철 대표이사(사장)는 이 한마디로 요즘 회사 분위기를 표현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HD현대그룹사의 신축 건물인 경기 성남시 판교 HD현대그룹 글로벌연구개발(R&D)센터에 입주했다.

본보는 13일 판교 센터에서 조 사장을 인터뷰했다. HD현대그룹의 건설기계 중간지주사인 사이트솔루션은 2021년 8월 HD현대인프라코어(옛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했다. 조 사장은 그 직후 사이트솔루션 수장을 맡았다. 그의 사장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다.

그는 우선 기존 자회사인 HD현대건설기계와 새 식구로 맞은 현대인프라코어 간 시너지를 내기 위한 작업부터 해야 했다. 조 사장은 “취임 이후 2년여 동안 가장 고민했던 것은 두 회사가 사업 영역이 비슷한 회사라는 점”이라고 했다. 외부는 물론이고 회사 내부에서도 두 회사 간 ‘캐니벌리제이션’(자기잠식)을 우려하는 시선이 많았던 이유다. 조 사장은 “현대건설기계는 연료소비효율이 좋은 편의적인 제품 위주로 가고, 인프라코어는 고사양 출력에 조금 더 지향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 사장은 취임하면서 2025년 ‘글로벌 톱5’ 건설기계 업체로 발돋움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의 말이 허언이 아니었던 것은 실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사이트솔루션의 영업이익은 탄생 첫해인 2021년 1770억 원에서 지난해 4644억 원으로 뛰었다.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5025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같은 기간 HD현대그룹 계열사 전체가 거둔 영업이익(1조60억 원)의 절반가량을 사이트솔루션이 해결했다.

그는 세계 5위권으로 발돋움하려면 지난해 기준 2.8%였던 사이트솔루션 통합 시장점유율이 5%를 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제품군 확대를 통해 풀 라인업을 갖추는 게 필수적이다. HD현대그룹 건설기계 부문은 그동안 5t 미만의 소형 제품이나 125t을 초과하는 대형 제품은 만들지 않았다. 조 사장은 “소형 제품의 경우는 미국이나 유럽 시장에 수요가 많아 라인업에 추가할 필요가 있다”며 “전기 굴착기 소형에선 이미 1.7t 제품이 나왔고 1.2t 초미니 전기 굴착기까지는 시도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대형 제품에 대해서는 “125t은 신흥시장 광산을 개발하기에는 좀 작은 편”이라며 “대형에선 140t급을 추가하려 하고, 궁극적으로는 200t까지 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5년 탄생할 현대건설기계와 현대인프라코어의 통합 플랫폼 구축 작업도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다. 플랫폼이 완성되면 두 회사가 굴착기, 휠로더 등을 보다 쉽고 저렴한 비용으로 만들게 된다. 주요 부품을 공유할 수 있게 돼 두 회사가 사이트솔루션이란 우산 아래 진정한 의미의 시너지를 내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사장은 “지난달에 통합 플랫폼 프로토타입(시제품)이 완성됐다”며 “이번 달부터 내부 품평회를 한다”고 소개했다. 통합 플랫폼 적용 시 현재 23%인 두 회사 부품 공용화율이 83%까지 높아지게 되는 것으로 사이트솔루션은 기대하고 있다.

설비 투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조 사장은 “현대인프라코어의 군산 공장 부지가 20만 평쯤 되는데 장소에 여유가 있다”며 “초대형 엔진, 방산엔진용 공장을 짓는 방안에 대해 타당성 검토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현대건설기계 울산 공장도 대규모 확장 공사를 통해 2025년 2월쯤 완공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해외에서는 두 계열사가 고객 요구에 맞춰 기계 설비를 조립해주는 ‘커스터마이제이션 센터’를 각각 운영해 왔는데, 이를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와 벨기에 브루게 지역으로 모으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조 사장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도 적극 참여할 계획이다. 회사 내 사업 추진 태스크포스(TF)를 이미 꾸렸다. TF 팀장인 문재영 현대건설기계 영업본부장(부사장)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한-우 재건협력 포럼’에 참석해 장비 5대를 기증하기도 했다. 조 사장은 “사업적인 부분도 있고, 또 인도적인 측면도 있기 때문에 재건 사업에 있어 우리 역할을 제대로 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성남=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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