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서 또 횡령… 코인 투자하려 9000만원 빼돌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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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700억대 횡령사고 이어 적발
금융사 올 상반기 횡령 32건 30억
상호금융 최다… “통제 느슨한 탓”

지난해 700억 원대 대규모 횡령 사고가 발생했던 우리은행에서 횡령 사고가 또 터졌다. 이번엔 가상자산에 투자하기 위해 7만 달러(약 9053만 원)를 빼돌린 직원이 적발됐다. 이 사건을 포함해 올해 금융회사에서 발생한 횡령 사건은 상반기(1∼6월)에만 30건을 넘어서 금융권의 허술한 내부 통제가 도마에 올랐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초 우리은행은 내부 검사를 통해 전북 지역 지점에서 근무하는 A 씨의 횡령 사실을 적발했다. 우리은행 측에서 파악한 결과 A 씨는 가상자산 투자를 목적으로 5월 중순부터 지난달 초까지 외환거래 환차익 총 7만 달러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당 직원은 현재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로 징계 절차가 착수된 상태”라면서 “A 씨가 근무한 지점에도 부실 관리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우리은행은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2012년부터 8년 동안 700억 원가량을 빼돌리고, 2019년엔 1년 넘게 무단결근을 한 사실이 지난해 뒤늦게 적발돼 ‘내부 통제 기능이 마비됐다’는 지적을 받았다.

아울러 A 씨의 횡령 사건을 포함해 올 상반기 금융회사에서 벌어진 횡령 사건은 총 32건(30억7300만 원)으로 집계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무소속 양정숙 의원실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금융권 횡령 사고액은 2018년(113억 원)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증가했다.

업권별로는 올해 상반기 상호금융에서 벌어진 횡령 사건이 21건(총 10억5200만 원)으로 가장 많았다. 최근 일부 지점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포착됐던 새마을금고와 영업 형태가 유사한 상호금융인 농협(13건·6억1300만 원)과 신협(8건·4억3900만 원)에서 횡령 사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양 의원은 “단위 조합별로 운영돼 폐쇄성이 매우 강하고, 내부 통제는 느슨한 상호금융의 구조가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새마을금고는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 대상이 아니라 이번 집계에선 제외됐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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