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확대 고령층-여성 중심
노동생산성 증가율 둔화세
한국 취업자 수 증가 폭과 고용률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돈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고령·여성층의 ‘불완전 고용’이 늘어나면서 노동생산성은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은행은 25일 ‘노동시장 상황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주제로 세미나를 개최하고 코로나19 전후의 노동시장 변화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했다. 한은에 따르면 전년 대비 취업자 수는 코로나19 이전(2014∼2019년)에는 30만 명 증가한 반면 이후(2021년∼2023년 2월)에는 57만 명 늘었다. 고용률도 60.7%에서 61.4%로, 경제활동 참가율도 63.0%에서 63.4%로 상승했다.
이렇듯 양적 지표는 개선됐지만 고용 확대가 주로 60세 이상의 고령층과 여성 시간제 근로자, 비정규직 등 ‘불완전 고용’ 중심으로 이뤄져 노동 시장의 질적 개선으로는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노동생산성 증가율이 2011∼2019년 평균 2.5%에서 2020∼2022년 평균 1.7%로 뒷걸음질했다. 해당 발표를 맡은 서영경 한은 금융통화위원은 “노동생산성 하락이 지속되면 저성장-저물가 체제로 회귀가 불가피하다”며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은 노동 수요가 서비스업보다는 제조업 위주로 크게 증가해 임금 및 물가 상승 압박이 미국과 유럽 등에 비해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시장 긴장도(빈 일자리율을 실업률로 나눠서 측정, 노동 시장의 수급 상황 반영)에 대한 근원인플레이션(농산물, 석유류를 제외한 물가상승률) 민감도도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에너지, 원자재 가격 상승이 근원 물가를 끌어올리는 2차 파급 효과가 적지 않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신아형 기자 abr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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