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출 줄 모르는 투자 본능… 혁신은 준비된 자에게 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0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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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D 경영]
현대차, 전차량에 SW기술 적용… 초연결 모빌리티 생태계 구축
SK하이닉스, 연구에 대규모 투자… 지난해 43조 원 최대 매출 성과
LG, 5년간 인공지능에 투자 집중… 청년 인재 年 4000명 양성하기로
GS, 신사업-벤처에 10조 원 투자… 네트워크 기반의 R&D 혁신 추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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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환율·고금리 등 유례없는 ‘3고(高) 현상’에도 국내 주요 기업은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R&D 투자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2025년까지 모든 차량에 소프트웨어(SW) 기술을 적용하기로 했다. 무선(OTA) 업데이트 기능으로 이미 제조한 차량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와 기아에서 만든 ‘커넥티드카’가 3년 뒤 2000만 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커넥티드카는 이동통신망에 연결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차량을 의미한다. 현대차그룹은 SW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데이터 수집 플랫폼을 구축하고 외부 사업자와 협업하는 방식으로 ‘초연결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18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SK그룹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첨단 산업 분야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반도체 사업 핵심 계열사인 SK하이닉스는 2019년 3조1890억 원을 R&D 투자에 활용했다. 대규모 R&D 투자에 힘입어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이 43조 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성과를 달성했다. 경기 용인시에 조성하고 있는 ‘반도체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R&D 중심의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SK온은 니켈 비중을 높여 주행 거리가 길고 안정성을 갖춘 배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올해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국산 1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품목허가도 획득했다.

LG그룹은 인공지능(AI) 기술 R&D에 주력하고 있다. AI 기술을 차세대 먹거리로 낙점한 LG그룹은 앞으로 5년간 이 분야에 3조6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래 기술을 선점하면서 적극적으로 인재 영입에 나서겠다는 취지다. LG그룹이 2020년 설립한 AI 연구원은 미국 미시간대, 캐나다 토론토대, 서울대 등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며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AI 연구원의 직원 수는 200여 명으로 출범 때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LG그룹은 연간 4000여 명의 청년 AI 인재 양성을 위한 ‘LG 에이머스’도 출범시켰다. 최근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는 AI 대학원의 성과 공유 행사를 공동 주관했다.

롯데그룹은 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 등 크게 6개 사업군으로 계열사를 분류해 경영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공동 R&D 투자 등으로 사업성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대표적으로 화학 분야에선 롯데케미칼, 롯데정밀화학, 롯데알미늄 등의 계열사가 함께 배터리 소재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지주에서 별도 법인으로 독립한 롯데헬스케어와 롯데바이오로직스는 헬스, 바이오 분야에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는 1조 원을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위탁 생산을 할 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모빌리티 분야에선 전기자동차 충전 서비스 사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창립 70주년을 맞이한 한화그룹은 항공우주, 친환경에너지 등의 사업에서 적극적으로 R&D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민간 기업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에 맞춰 선제적으로 투자 전략을 짜고 있다. 지난해에는 그룹의 우주 사업을 총괄하는 ‘스페이스 허브’를 출범시켰고 500kg 규모의 소형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체 기술 개발 등에 착수했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은 차세대 태양광 설비인 ‘페로브스카이트-결정질 실리콘 태양광 셀’ 양산을 추진하고 있다.

GS그룹은 스타트업과의 교류, 협력을 기반으로 R&D 혁신을 추진한다는 전략을 수립했다. 앞으로 5년간 10조 원을 신사업 발굴과 벤처 투자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공개하기도 했다. 주요 계열사의 국내외 투자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정유화학 부문 핵심 계열사인 GS칼텍스는 2조7000억 원을 투자해 전남 여수시 제2공장 근처에 올레핀 생산시설을 건설했다. 유통 계열사 GS리테일은 미래형 편의점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QR코드를 통한 개별 이용자 식별, 재고 파악을 위한 무게 감지 센서 등의 첨단 기술을 적용했다.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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