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널리스트의 마켓뷰]인플레 두렵지만, 시장도 내성 생긴다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6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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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올해 상반기(1∼6월) 금융시장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인플레이션이었다. 높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인플레이션이 계속되면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올라가고 이에 따라 소비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소비가 위축된다는 건 경기가 하락세를 보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인플레이션이 장기화될 것으로 관측된다는 점이다. 글로벌 공급 차질 등이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려운 이슈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지나치게 우려하는 것은 아닌지 따져봐야 한다. 최악의 상황을 고민하면서도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예컨대 인플레이션이 아닌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상황을 가정해 보는 것이다. 디플레이션 상황이 왔다는 것은 수요가 부족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해도 팔리지 않고, 기업은 점점 제품의 가격을 낮추게 된다. 이에 따라 수익성이 줄어든 기업은 결국 투자와 생산을 줄이고, 경제 규모가 축소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렇게 되면 시장에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 정부가 개입해야만 하는 상황이 연출된다.

높은 인플레이션은 분명 문제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정도의 급격한 물가 상승이 나타난 뒤 해당 인플레이션 수준이 유지된다고 가정해 보자. 제품 가격이 떨어지기를 기다렸던 소비자는 단념하고 차라리 가격이 더 오르기 전에 구매하려고 할 것이다. 수요가 살아나는 셈이다. 이때 기업은 투자와 생산을 늘리고 경제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정부 개입이 없어도 일정 부분 해결될 수 있는 환경이라는 것이다.

물론 경제가 둔화되는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는 것은 경계해야 하지만 디플레이션처럼 회복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당분간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금융시장에도 곧 내성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이 출렁거린다고 투자하는 것 자체를 포기하는 것은 좋은 선택은 아니다. 현재의 상황을 자세히 분석하고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더 훌륭한 전략이 될 수 있다.

시장은 높은 변동성을 보이겠지만 금융자산 가격은 인플레이션을 반영한 가격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현금으로 보유하는 것보다는 인플레이션이 반영되는 자산을 갖고 있는 게 유리하다. 인플레이션 속에서도 명목가격은 오를 수밖에 없다. 하반기(7∼12월)를 앞두고 우려에만 치우쳐 투자를 포기하기보다는 긍정적인 측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장현철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
#인플레#인플레이션#금융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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