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직 이착륙 ‘에어텍시’ 지상시험 첫공개…한화시스템 상용화 잰걸음

  • 동아일보
  • 입력 2022년 1월 24일 14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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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이 도심항공모빌리티(UAM) 기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UAM 기체의 수직 이착륙에 필요한 ‘전기추진 시스템’의 지상 시험에 돌입했다.

한화시스템은 UAM 기체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 중인 미국 오버에어와 전기추진 시스템 시험을 벌이고, 20일(현지 시간) 미국 현지에서 최초 공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시스템은 배터리의 전력을 동력원으로 삼는 UAM 기체가 안정적으로 비행하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오버에어는 개인 비행체(PAV) 전문 업체로 한화시스템은 2019년 12월 오버에어에 300억 원을 투자해 최대 주주가 됐다. 지난해까지 지속적으로 추가 투자를 벌이며 버터플라이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이번 시험은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사막에서 진행됐다. 바람이 많이 불고 대기 중에 모래 등의 먼지가 많은 척박한 환경이다. 오버에어는 이곳에서 대형 날개가 비행 중에 받게 될 힘을 컴퓨터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로 검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버터플라이에 쓰일 날개를 설계, 제작할 예정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 된 실내 시험의 다음 단계다.

버터플라이는 긴 공항 활주로를 달리는 일반 항공기와 달리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기체다. 도심의 새 교통수단으로 쓰일 UAM 특성상 건물 옥상, 환승센터 등을 이착륙장으로 쓰게 된다. 내연기관인 헬기와 달리 배터리에서 공급받은 전원으로 모터가 움직여 대기 중 매연 발생이 없고 소음도 훨씬 적다. 하지만 배터리만으로 수십~수백 ㎞를 날아야하고, 정확한 지점에서 수직 이착륙을 해야 해 관련 기술 개발이 전 세계에서 이어지고 있다.

버터플라이에는 날개 4개가 장착된다. 이륙할 때는 날개가 하늘을 향하도록 해 헬기처럼 뜨게 하고, 전진 운항 때는 일반 여객기 엔진처럼 진행 방향을 바라보며 돌아가도록 만들어질 예정이다. 오버에어는 예상치 못한 악천후 등의 돌발상황에서도 버터플라이가 더 많은 중량을 싣고도 안전하게 비행하도록 하고, 에너지 효율을 더 높이도록 설계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버터플라이가 경쟁 UAM 기체들보다 진동이 적도록 ‘개별 블레이드(날개) 제어(IBC)’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한화시스템은 버터플라이의 시제기를 내년 공개하고, 비행 시험을 벌일 예정이다. 이를 거쳐 2024년까지 버터플라이 개발을 마무리하고 2025년부터 서울 도심~김포국제공항 일대 간의 시범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한화시스템은 2020년 한국공항공사와 UAM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김포공항 국내선청사 앞 주차장 부지를 UAM 수직 이착륙장(버티포트)을 갖춘 환승센터로 만드는 등의 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SK텔레콤, 한국교통연구원 등과도 UAM 활성화에 협업하고 있다. 한화그룹 차원에서도 지난해 12월 한화건설이 서울시가 추진하는 송파구 종합운동장 복합개발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이 일대에 UAM 거점을 만들 계획을 밝히는 등 UAM을 미래 중점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2040년까지 세계 UAM 시장 규모가 1조5000억 달러(약 1791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서형석기자 skytree0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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