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겨울 포근” 뒤집힌 전망에 반도체株 꿈틀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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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확산 등 수요 이어져… “내년 시장 개선” 전망 잇달아
국내외 업체 주가 동반 상승… 삼성, D램 점유율 43.9%로 늘려
SK하이닉스는 27.6% 2위 지켜


“겨울이 지구 온난화를 만났다(Winter meets global warming).”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2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언급한 D램 반도체 시장 전망이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8월 “메모리반도체의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며 올해 4분기(10∼12월) 이후 D램 시장 전망을 부정적으로 본 대표적 금융사였다. 꽁꽁 얼 것으로 봤던 D램 시장 전망을 약 4개월 만에 뒤집은 것이다.

모건스탠리는 지난달까지도 D램 시장에 대해 ‘겨울 서핑(Winter Surfing)’이라 칭하며, “고객사의 D램 재고가 많고, 하락하고 있는 D램 현물가격은 여전히 저점과 거리가 멀다”고 부정적인 분석을 내놓았었다. 하지만 이달 들어 모건스탠리의 태도 변화와 함께 곳곳에서 내년 D램 시장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당초 전문가들이 내년 D램 시장 전망을 좋지 않게 본 이유는 D램 생산은 많은데 다른 부품 생산에 차질이 커 D램이 남아돌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와 세계적인 공급망 차질로 D램을 제외한 다른 부품들의 생산이 삐걱대면서 D램이 쓰이는 정보통신기술(ICT) 제품의 생산 차질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옛 페이스북) 등 ICT 업체들이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확산에 따른 서버 투자 확대에 나서고, 스마트폰을 비롯한 모바일 기기의 신제품 출시 및 교체 수요가 내년에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시장 전망도 뒤집혔다. 서버와 모바일은 D램의 주 수요처다. D램 업체들이 재고 관리에 나섰고, 생산 증가만큼 수요 증가도 이어지고 있어 D램이 남아도는 사태를 피한 것이다.

ICT 제품 생산의 발목을 잡았던 다른 부품들의 생산 차질도 해결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의 생산 차질로 부족했던 다른 부품들의 공급도 올해 말부터 점차 회복되고 있다.

20일(현지 시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미국 증시 마감 12분 후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올해 9∼11월 실적을 내놓으며 시간외 거래 주가가 87.98달러로 7.25% 올랐고, 21일 국내 증권시장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각각 전날보다 1.8%, 3.32% 오르며 거래를 마치는 등 시장의 D램 전망이 일부 회복되는 분위기다.

D램 시장 전망이 개선된다면 그 수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누릴 가능성이 크다. 21일 영국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세계 D램 시장에서 1위 업체인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43.9%였다. 2위 SK하이닉스가 27.6%, 3위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22.7% 점유율을 가져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점유율은 71.6%였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41%였던 점유율을 3개 분기 연속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매출 기준으로 전체 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 업체가 됐다. 옴디아 집계에서 삼성전자는 209억5800만 달러(약 25조 원) 매출로 시장 점유율 13.7%를 차지해 187억8600만 달러로 12.3%인 미국 인텔을 2018년 4분기 이후 3년여 만에 앞질렀다. 내년 1분기 D램 가격이 바닥을 치고 3분기쯤 다시 본격 상승기에 접어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향상 또한 기대된다.

이종욱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올해 초부터 D램 가격 예상치는 실제 결과보다 더 보수적이었다”며 “내년 1분기에도 당초 시장 전망인 10∼15%보다 양호한 한 자릿수 하락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형석 기자 skytree08@donga.com
#d램#반도체 겨울#d램 시장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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