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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경제

“영끌했는데 어쩌죠”…20~30대 서울 아파트 상투 잡았나

입력 2021-12-07 08:37업데이트 2021-12-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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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 2021.7.5/뉴스1 © News1
# 30대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 10월 강북권에 아파트 한 채를 샀다. 여태껏 모은 1억5000만원 남짓에 부모님 도움과 대출까지 모은 ‘영끌’ 구매였다. 부담은 됐지만 더 오르기 전에 사야 한다는 마음이었다. 하지만 최근 박씨가 집을 산 지역에 하락 거래가 속속 등장하면서 불안감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박씨와 함께 집을 보러 다녔던 동갑내기 친구도 결국 “좀 지켜보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올해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해왔던 외곽 중저가 아파트 상승세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20·30대 ‘패닉바잉’(공황구매)이 몰렸던 지역인 만큼 주요 수요자들이 대출 의존도가 높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영향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오름세였던 강북구 아파트 주간 상승률(11월29일 기준)이 0.00%로 약 1년 반 만에 보합 전환하면서 같은 중저가 아파트 지역으로 묶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아파트값 향방에도 관심이 모인다. 특히 중저가 지역은 최근 상승세가 주춤하며 숨고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저렴한 외곽 단지도 6억·9억원 훌쩍…대출 메리트 사라지며 직격타

시장에서는 외곽 집값이 크게 오르며 대출 메리트가 사라졌다는 점을 지적했다. 주요 수요자들이 대출 의존도가 높은 상황이라 영향이 컸단 것이다. 서울 외곽 아파트 매매값은 서민 정책금융상품인 ‘보금자리론’ 기준인 6억원을 훌쩍 넘어선 데 이어, 투기과열지구에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비율이 20%로 축소되는 9억원도 넘나드는 상황이다.

서울 외곽 집값은 올해 상반기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11월 KB부동산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서울 25개 자치구 중 평균 매매가격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도봉구로 지난해 11월 2508만7000원에서 1년 만에 3252만2000원으로 29.6% 올랐다. 노원구도 26.9% 오르면서 서민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가격이 됐다.

노·도·강, 금·관·구의 3.3㎡(평)당 아파트 평균매매가격은 Δ노원구 3718만1000원 Δ관악구 3579만2000원 Δ구로구 3549만9000원 Δ도봉구 3252만2000원 Δ강북구 3125만5000원 Δ금천구 2854만3000원 순이다. 가장 저렴한 축인 금천구라도 ‘국민평형’ 전용 84㎡ 아파트를 사려면 7억3500만원 정도가 드는 셈이다.

강북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저가에 속했던 지역이긴 하지만 집값이 많이 올라 예전처럼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격은 아니다”라며 “젊은 사람들 문의가 종종 오긴 하는데 자금력이 부족하고 대출도 생각보다 나오지 않으니 지금 호가에는 거래가 성사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2030 매수 비중 40%로 하락세…“대출 이슈·고점 인식에 분위기 지속”

실제로 2030의 매수 비중도 줄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30대 이하 거래 비중은 40.0%다. 올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로, 최대치였던 지난 7월 44.81%보다 4.81%포인트(p) 축소됐다. 강북구(37.5%) 도봉구(22.3%)는 서울 평균치를 밑돌았고, 상반기엔 50%를 넘어섰던 노원구도 45.3%까지 비중이 줄어들었다.

매수세가 주춤하며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날 기준 3개월 전과 비교해 서울에서 가장 많은 비율로 매물이 늘어난 5개 구는 Δ강서구(29.2%) Δ노원구(25.6%) Δ강북구(25.3%) Δ중랑구(20.6%) Δ구로구(19.0%)였다.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지역에서 매물 출회도 많았다.

강북구, 구로구, 노원구 등에서 하락거래도 이어지고 있다. 일례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6단지’ 전용면적 58㎡는 지난 9월 9억4000만원(11층)에 신고가를 썼지만, 10월에는 8억6000만원(13층)에 거래되며 8000만원 떨어진 값에 거래됐다. 현재 호가는 8억5000만~9억5000만원 사이로 거래는 9월 이후 뜸하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위기가 내년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까지 예상되면서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에 수요가 몰리면서 단기간 집값이 많이 올랐고, 주요 수요층이었던 젊은 사람들의 자금력이 접근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왔다”며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 집값 고점 인식까지 겹치면서 위축된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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