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재에 눌린 동학개미 매수세 ‘주춤’…2분기 연속 거래대금 하락세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10월 3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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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지난해 ‘동학개미운동’을 이끌며 삼천피(코스피 3,000)시대의 중심으로 떠올랐던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흔들리고 있다. 그간 이어진 상승장에 대한 피로감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우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시화, 중국 헝다(恒大)그룹 사태 등으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리스크 관리에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협회 등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개인 투자자의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19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분기 기준 지난해 2분기(4~6월·16조8000억 원) 이후 최소 규모다. 개인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3,000을 넘어섰던 올해 1분기(1~3월) 24조5000억 원까지 증가했다가 2분기 20조2000억 원으로 줄어든 데 이어 3분기에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세가 이렇듯 약화된 건 한국증시가 올해 6월 파죽지세로 3,300선을 돌파한 이후 3개월 넘도록 3,000~3,200대의 횡보 흐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코스피는 3분기에 전 분기 대비 6.91% 떨어졌다. 코스피는 6월 30일 3,296.68로 마감했지만 3개월이 지난 지난달 30일에는 3,068.82까지 주저앉았다. 이어 이달 1일엔 다시 3,019.18까지 밀리며 3,000선을 위협받고 있다. 분기별 지수가 하락한 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시작돼 증시가 직격탄을 맞은 작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지수도 2.59% 하락했다.

주식투자 대기자금으로 여겨지는 고객 예탁금 증가세도 주춤한 상태다. 지난 5월 사상 최대인 77조9000억 원까지 늘어났던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말 기준 68조3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개인이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투자한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지난달 30일 24조8000억 원으로 13거래일 연속 감소했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식시장에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대응을 당부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및 미국의 국가 부도 우려와 테이퍼링 변수, 중국의 헝다그룹 사태에 한국 수출을 떠받치던 반도체 시장 경기 둔화 우려 등의 악재도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당분간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인플레이션과 금리인상 등은 이미 인지하고 있는 악재지만, 당분간 증시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며 “시장은 물가와 금리 상승압력 완화가 확인되거나 경기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다시 강해질 때 다시 (상승) 방향성을 잡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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