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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경제

“‘부동산 포인트’로 치솟은 주거 비용 부담 덜어주고파”[신무경의 Let IT Go]

입력 2021-10-01 10:26업데이트 2021-10-01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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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개료부터 이사, 인테리어 비용
블록체인 기반 주거 통합 포인트로
암호화폐 거래소서 현금화도 고려
한유순 남하람 대표 공동 인터뷰

살다보면 진 빠질 일은 부지기수인데 그 중에서도 녹초로 만드는 일이 있다. 부동산 거래 얘기다. 알아보는 것부터가 골치다. 매매든 전세든 거래 한 번에 수십, 수백 만 원에서 많게는 십 수 억원의 목돈이 오가므로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만든다. 협상이란 관문을 지나서면 등기부터 세금 문제까지 또 다른 골칫덩어리들과 마주하게 된다. 그쯤 되면 5부 능선정도 넘은 거다. 이사 업체를 알아보고, 인테리어 업체를 부르고, 입주 청소도 알아봐야 한다. 파김치가 된다.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제반 문제들을 해결해보겠다고 나선 스타트업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다방’(회사명 스테이션3)은 모바일 앱으로 월세를 손쉽게 알아보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주거 포인트 통합 서비스 ‘아지트’를 만들고 있는 피플스테크도 있다. 무섭게 치솟는 부동산 시장이 연일 화제인데 두 회사가 부동산 소비자들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싶다며 손을 잡았다고 하기에 그 방법론이 궁금했다. 두 회사의 대표를 9월 화상으로 만났다.

― 다방은 월세 찾는 플랫폼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피플스테크는 좀 생소한데요. 피플스테크는 어떤 회사이고, 두 회사는 어떤 파트너십을 맺었나요.

남하람 피플스테크 대표(이하 남)=피플스테크는 이용자들이 다방과 같은 주거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에서 제공하는 포인트를 통합 관리할 수 있는 앱을 구축하고 있고 4분기(10~12월)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주거 서비스 관련한 업체들은 고객들에게 로열티를 제공하고자 포인트 발행을 많이들 고민하는데요. 그런데 이 포인트를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부동산업 특성상 계약 주기가 6개월, 길게는 1, 2년 가량으로 길기 때문입니다. 개별 주거 서비스로 접근하면 사용성이 떨어지는 것이죠. 그런데 전·월세, 이사, 인테리어 등 주거 서비스의 포인트를 한 데 묶어 모은다면 어떨까요. 긴 시차 없이 바로바로 쓸 수 있을 겁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이용자 입장에서 부동산 제반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셈이지요. 저희는 이 문제를 블록체인을 기반 기술로 삼아 해결하고자 합니다.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이하 한)=블록체인 기반 전자계약서비스 ‘다방싸인’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10월 베타 버전을 출시 예정인데 관련하여 이용자들에게 포인트를 제공하면서 관련 제도를 활성화하고자 합니다. 남 대표가 이야기했듯 저희가 포인트를 내놓는다고 해도 이용자들은 최소 6개월은 들고 있어야 하는데 용처가 떨어져 한계가 있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저희 니즈에 부합하는, 나아가서는 저희의 비전의 일부를 피플스테크가 도와주는 측면이 있어서 함께 하기로 했습니다. 앞으로도 아이디어만 있고 시작하지 않은 여러 개발 프로젝트들도 피플스테크와 함께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 포인트 사업은 개별 사업자들이 많이 하는 일인데요. 다방이 혼자 제휴를 맺어서 해결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요.

한: 사실 저희도 월세 앱 서비스 활성화 차원에서 그동안 여러 방면에서 제휴를 추진해봤습니다. 이사업체부터 청소업체, 쇼핑몰, 새벽배송까지 앱 하나에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사용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그런데 저희가 잘하는 일은 부동산 월세 쪽이지 이사 등은 아니었고요. 타 기업들과 협력해서 하는 방안이 더 빠름을 알게 됐습니다. 포인트 제도 활성화도 마찬가지입니다. 파트너십이 더 유리할 것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 취지는 좋으나 마냥 포인트를 내세운다면 그 점은 조금 우려스럽습니다. 최근 벌어진 머지포인트 사태 때문인데요. 물론 서비스 본질은 다를테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포인트 그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형성된 건 사실이니까요. 신생 업체에서는 이 같은 사회적인 이슈가 부담으로 다가올 것 같은데 어떻게 헤쳐나가실 생각인가요.

남: 포인트라는 단어 때문에 유사하다는 오해를 할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저희가 지향하는 바는 머지포인트와 다릅니다. 포인트를 선결제해서 저렴하게 구매한 뒤 제휴사의 물건을 사는 형태가 아니거든요. 아지트라는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 안에서 다방과 같은 제휴사들이 자신들의 매출 등에 기반해 포인트를 발행해 고객에게 제공하는 식이죠. 이용자들 역시 서비스를 사용하다보면 구조에 차이가 있음을 자연 체감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남하람 피플스테크 대표(왼쪽)와 한유순 스테이션3 대표
― 두 창업자가 공통점이 많습니다. 두 분 모두 게임회사 출신이고, 마케터 경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창업해 부동산업을 하고 있고요. 게임업체 경력이 부동산 창업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마케터 경력이 창업에 트리거가 됐는지 이야기해주셔도 좋습니다.

한: 게임회사는 마냥 즐거울 것이라는 생각에 게임 업에 뛰어들게 됐는데요. 나중에서는 잘못 생각했다고 생각했지만요. 다만 게임회사 내에는 젊은 사람들이 많았고, 도전적인 업무들을 헤쳐나가는데 익숙한 문화가 형성되어 있었습니다. 실제 창업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고요. 당시의 경험이 스타트업을 하는데 동기부여가 된 것이죠. 무엇보다 좋은 개발자, 디자이너를 많이 알게 됐던 게 창업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남: 저 같은 경우는 마케팅 일을 하면서 사업에 많은 영감을 받았는데요. 전 직장의 특정 한 게임 서비스가 마일리지를 굉장히 잘 활용했었습니다. 이를테면 이용자들이 게임 내에서 결제를 하면 마일리지를 얹어주도록 했는데요. 마일리지로만 게임 내에서 살 수 있는 패키지를 꾸린 것이 주효했습니다. 팬덤이 형성되다보니 그 패키지를 사려는 사람이 늘어난 것이죠. 결국 마일리지를 사기 위해 결제를 하는 주객전도의 현상이 발생하면서 해당 게임의 매출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런 경험은 자연스럽게 포인트에 대한 관심을 갖도록 했고 창업까지 하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 게임회사에서는 게임을 마음껏 할 수 있게 한다던데 아직도 게임을 하시나요.

한: 요즘에는 스타크래프트를 자주 합니다. 제 나이대 일반인을 상대로는 무조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할 정도에요. 리그오브레전드도 가끔 하고요.

남: 저는 혼자 하지는 않고 아들과 같이 스위치를 합니다. 게임을 어떻게 풀어나가는지 봐주죠.

― 현 부동산 시장을 프롭테크(기술 기반의 부동산 서비스)들은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최근 몇 년 새 집값이 많이 올랐음을 모두가 공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저희가 바라보고 있는 전·월세 시장도 마찬가지인데요. 전세도 월세를 내야하는 반전세로 많이 바뀌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부동산이 큰 부담으로 자리매김했어요. 이런 집값이 부담스러운 시대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이용자들에게 부동산과 관련한 더 많은 기술과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매매든 전세든 월세든 저희가 제공하는 기술을 통해 더 섬세한 판단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요.

지금 준비하는 전자계약 시스템도 그런 일환입니다. 공인중개사들이 다방싸인을 활용해서 기존에 썼던 에너지를 100에서 20만 쓰게 된다면, 업체들은 인력을 적게 쓸 수 있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중개 수수료도 인하할 여지가 생기지 않을까 조심스레 떠올려봅니다. 더불어 남는 에너지를 부동산을 찾는 손님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는데 쓸 수도 있을 테고요.

남: 저희의 주 고객층을 1인 가구, 경제력 있는 20~40대로 보고 있는데요. 이 같은 고객층은 매년 늘어나고 있어 사업적으로 좋은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다방과 같은 파트너들이 발행한 포인트를 암호화폐 기반 토큰으로 바꾸고, 이 토큰을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궁극적으로 현금화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인데요. 이런 측면에서 큰 돈은 아닐 수 있으나 이용자들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네이버나 쿠팡 같은 업체들도 포인트 제도를 잘 활용하고 있는데요. 이들 업체들이 부동산 관련 서비스에서 자신들이 직접 운영 중인 포인트를 활용할 수 있도록 제휴를 맺으면 다방과 피플스테크가 생각하는 사업에 큰 위협이 될 것 같습니다. 이런 경쟁 상황을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까요.

남: 말씀하신 대기업들이 자본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후발 주자로 들어온다고 해도 이쪽 분야가 주력 사업은 아니다보니 추진력에 있어서는 저희가 더 빠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동산업 포인트 생태계를 더 빨리 구축해 이용자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 한 분은 창업한 지 만 8년이 됐고, 한 분은 이제 갓 창업을 하셨는데요. 각각이 창업의 열정이 식었을 수도 있고, 창업에 대한 열정만 불탈 수 있을 것이라 생각도 드네요. 서로가 서로에게 조언을 해준다면요.

한: 돌이켜보면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수렴되더라고요. 돈이 떨어지거나, 팀이 쪼개지거나. 그런데 체감상 후자가 더 많은 거 같아요. 창업자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더라고요. 기획자는 개발을 못하고, 개발자는 기획을 못하는 식이죠. 창업은 결국 협동 플레이입니다. ‘협동하며 버티면 결국 잘 풀린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네요.

남: 조언을 많이 받는 편이라 조언을 드릴 입장은 아닌 것 같아요. 피플스테크를 비롯해 파트너사들과 함께하면서 동기부여를 많이 하시는 것 같고, 다방이 그동안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를 확장할 수 있는 것 같아 그런 측면에서 저희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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