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 배터리·E&P사업 분할 “그린성장 총력”

  • 스포츠동아
  • 입력 2021년 8월 5일 05시 45분


기업가치 제고 필요…분할 의결
각각 독자 경영시스템 구축 예정
예상보다 빠른 분할로 주주 반발
배터리, 글로벌 톱티어 성장 기대
E&P,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 전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E&P 사업 분할을 결정하고 새 신설법인을 공식 출범키로 했다. 사진은 SK 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E&P 사업 분할을 결정하고 새 신설법인을 공식 출범키로 했다. 사진은 SK 이노베이션 서산 배터리 공장 전경. 사진제공|SK이노베이션
10월1일 SK배터리주식회사·SK E&P주식회사 각각 공식 출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와 석유개발(E&P·Exploration&Production) 사업을 각각 독립 회사로 분할시켜 독자 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3일 이사회(의장 김종훈)를 통해 배터리 사업과 E&P사업이 성장 가능성과 경쟁력을 충분히 인정받고 있고, SK이노베이션의 기업가치 제고에 필요하다고 판단해 각각 분할을 의결했다고 4일 밝혔다.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의 승인을 거친 후, 10월 1일 신설법인 ‘SK배터리 주식회사(가칭)’와 ‘SK이엔피 주식회사(가칭)’를 각각 공식 출범할 계획이다.

두 사업의 분할은 SK이노베이션이 신설 법인의 발행주식 총수를 소유하는 단순·물적 분할 방식이다. SK이노베이션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각각 갖게 되며, 분할 대상 사업에 속하는 자산과 채무 등도 신설되는 회사로 각각 이전된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분할은 이미 예고됐던 일이다. 지난달 1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등 전사 경영진이 총출동한 파이낸셜스토리 설명회에서 “이해관계자들의 기대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포트폴리오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각각 분할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시장의 예상보다 한발 빠른 물적 분할 결정이 이뤄지면서, SK이노베이션의 주가는 4일 하락(24만3500원 ▼9500원, -3.75%) 마감했다. 주주들의 반발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SK이노베이션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어떤 보상책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 SK이노, 그린 중심 성장 본격추진

두 사업의 분할이 결정됨에 따라 향후 SK이노베이션은 ‘그린 포트폴리오 개발’ 역할을 수행하는 지주회사로서 기업가치 제고에 역점을 두기로 했다. 그린 영역을 중심으로 R&D, 사업개발 및 M&A 역량 강화를 통해 제2, 제3의 배터리와 분리막(LiBS) 사업을 발굴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SK배터리주식회사는 전기차용 중대형 배터리, BaaS(Battery as a Service), ESS(에너지 저장장치) 사업 등을, SK이엔피주식회사는 석유개발 생산·탐사 사업, CCS(Carbon Capture & Storage, 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각각 수행하게 된다.

● 배터리 사업 분사, 글로벌 경쟁력 확보

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할이 배터리 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터닝 포인트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은 ‘1테라와트+α’ 규모의 수주 잔고를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톱티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든든한 기반이다. SK이노베이션은 연간 40GWh 수준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3년 85GWh, 2025년에는 200GWh, 2030년에는 500GWh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확대시켜 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22년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하고 2025년 이후에는 한 자릿수 후반대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ESS), 플라잉 카(Flying car), 로봇 등 배터리 적용 시장을 확장하고 BaaS 플랫폼 사업 등 배터리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대하겠다는 내용의 새로운 성장 동력 실행 계획도 구체화했다.

● E&P 사업분사, “카본을 그린으로”

석유개발(E&P) 사업은 ’카본을 그린으로(Green Transformation)’라는 그린 혁신 전략을 바탕으로 친환경 비즈니스 모델로의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석유 생산 단계에서부터 탄소 발생을 최소화하고, 석유 정제 및 사용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해 지하 깊은 구조에 영구저장하는 그린 사업으로의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통해 성장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번 분할 결정은 각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와 미래 성장을 가속화 할 수 있는 구조 확보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그린 성장 전략을 완성시켜 이해관계자가 만족할 수 있는 기업가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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