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로 가상 은행 가니 재택 직원이 화상 상담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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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銀 메타버스 영업점서 본 미래

15일 오후 동아일보 기자(윗쪽 사진 위에서 두 번째 아바타)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에 접속해 KB국민은행이 테스트 중인 가상
 영업점 ‘KB금융타운’에서 상담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아바타를 움직여 은행 창구에 들어가면 은행원과 화상 채팅이 연결돼 실제 
영업점에서처럼 상담받을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메타버스 사무실(아래 작은 사진)에서는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아바타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눴다. KB금융타운 화면 캡처
15일 오후 동아일보 기자(윗쪽 사진 위에서 두 번째 아바타)가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에 접속해 KB국민은행이 테스트 중인 가상 영업점 ‘KB금융타운’에서 상담 과정을 체험하고 있다. 아바타를 움직여 은행 창구에 들어가면 은행원과 화상 채팅이 연결돼 실제 영업점에서처럼 상담받을 수 있다. 별도로 마련된 메타버스 사무실(아래 작은 사진)에서는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이 사무실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아바타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눴다. KB금융타운 화면 캡처
“고객님, 아바타를 움직여 왼쪽 은행 창구로 들어오시겠어요?”

15일 오후 3시 KB국민은행이 메타버스 플랫폼에 마련한 가상의 영업점 ‘KB금융타운’ 앞에서 대기하던 기자에게 이 같은 음성 안내가 들려왔다. 키보드 방향키로 기자의 아바타를 움직여 ‘은행’이라고 쓰여 있는 공간에 들어간 뒤 은행원 아바타 앞에 서자 자동으로 화상 채팅이 연결됐다.

“고객님, 화면에 뜬 × 모양 버튼을 누르면 설명서를 볼 수 있습니다. 이 상품은 은행과 증권 거래를 동시에 할 수 있는 통장으로….” 기자가 예·적금을 추천해 달라고 하자 은행원은 상품 정보를 담은 안내 링크를 띄우고 상품 특징과 가입 절차 등을 설명했다.

가상의 창구에서 만난 건 기자와 은행원의 아바타였지만 두 사람은 화상으로 연결돼 실제 얼굴을 마주한 채 같은 화면을 보면서 20분가량 상담을 이어갈 수 있었다.

○ 메타버스에서 고객 상담부터 임직원 회의까지
KB금융타운은 국민은행이 이달 1일부터 운영 중인 가상의 점포 겸 사무실이다. 국민은행은 ‘메타버스 영업점’ 설립을 목표로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 안에 이 같은 테스트베드 공간을 만들었다. 게더는 같은 공간에 모인 아바타끼리만 화상 대화가 가능하도록 가상공간을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기자가 상담을 진행한 은행 창구 옆으로는 KB금융 계열의 보험사, 증권사 영업 창구는 물론이고 채용 관련 상담을 할 수 있는 채용 부스도 마련돼 있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소통이 제한적인 모바일뱅킹과 달리 현실과 혼합된 가상세계인 메타버스에서는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가상 영업점은 아직 실험 단계였지만 직원들이 업무를 보는 가상 사무실은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었다. 국민은행은 이달부터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들과의 회의나 비대면 업무를 KB금융타운 안에서 하고 있다.

이날 KB금융타운에서 만난 남영우 기술혁신플랫폼부 과장(37)은 자신의 아바타를 가상 사무실에 대기시킨 채 재택근무를 하고 있었다. 다른 직원의 아바타가 업무 논의를 위해 남 과장을 찾아오면 즉시 화상으로 연결돼 얘기를 나눴다. 팀 회의가 열리면 아바타를 움직여 회의가 열리는 강당을 찾아가면 된다. 남 과장은 “메타버스 덕분에 재택근무 중에도 팀원들 간 소통을 활발히 할 수 있어 업무 효율이 훨씬 높아진 느낌”이라고 했다.

○ “아바타, AI 결합한 메타버스 영업점 활성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메타버스에 올라타는 은행들이 늘고 있다. 감염 위험이 없는 데다 잠재 고객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메타버스를 임직원과 고객들을 위한 소통의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하나, 우리은행은 최근 메타버스에서 사내 행사를 열었고 SC제일은행은 21일 고객 대상의 투자 설명회를 메타버스에서 열 예정이다. 은행들은 여기서 더 나아가 메타버스를 상품 가입, 송금 등 고객 서비스가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날 KB금융타운에서 만난 윤진수 국민은행 테크그룹총괄 부행장은 “향후 아바타와 인공지능(AI) 등이 결합한 메타버스 영업점을 만들고 이를 통해 실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10년, 20년 전까지만 해도 실험적이었던 모바일·인터넷 뱅킹이 지금은 주거래 채널이 됐다”며 “메타버스도 새로운 금융 서비스 채널로 성장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



#아바타#메타버스#가상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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