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쓰레기 줄여 지구 지키자” 시민이 앞장섰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1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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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내일을 위한…, 일상 실천21’

서울시는 시민 참여 캠페인 ‘내일을 위한전환, 일상 실천 21’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각자의 일상에서 실천한 결과물들을 목표 달성 앱 ‘챌린저스’에 공유한 내용. 지구지킴이 쓰담쓰담 제공
서울시는 시민 참여 캠페인 ‘내일을 위한전환, 일상 실천 21’을 진행했다. 사진은 이번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각자의 일상에서 실천한 결과물들을 목표 달성 앱 ‘챌린저스’에 공유한 내용. 지구지킴이 쓰담쓰담 제공
“수많은 유산균 제품 중 A사의 제품을 선택해 2년 이상 복용하고 있습니다. 이 제품은 이미 원통형 종이 박스로 포장이 돼 있는데 굳이 그 안에 이중으로 비닐 소포장을 할 필요가 있을까요? 전 세계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대표 제약회사인 A사에서도 불필요한 쓰레기를 줄이고 환경 보호에 동참해 주신다면 많은 기업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2020년 10월 25일 A사 제품 소비자 황유정)

“우리 일상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불필요한 쓰레기가 줄어들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정부에 건의합니다. 첫째, 이중 포장 과자를 없애 주세요. 조금 부서져도 맛있는 과자입니다. 둘째, 커피숍에서 컵을 이중으로 사용하지 않게 해 주세요. 매장 안에서는 실리콘 홀더를 사용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셋째, 통조림 햄에서 플라스틱 뚜껑을 없애 주세요. 기존 뚜껑만으로도 충분합니다.”(2020년 10월 21일 건강하게 살고 싶은 국민 이수아)

서울시가 지난달 15일부터 ‘지구지킴이 쓰담쓰담’(올해 초 각종 음료 제품에 부착된 빨대를 뜯어 모아 해당 제조업체에 보내는 ‘빨대 반납 운동’을 주도한 소비자 모임)과 함께 마련한 ‘내일을 위한 전환, 일상 실천 21’ 프로젝트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다. 서울시는 기후변화, 감염병 등으로부터 지속가능하고 생태적으로 건강한 도시를 만들 목적으로 지난달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며 뜻을 함께할 시민들을 모집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산업계에서도 기후 변화 이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기업들의 변화를 독려하고 나선 것이다.

○ 기업과 시민 참여 독려

이 프로젝트는 “무엇이든 21일 동안만 계속하면 습관이 된다”고 주장한 미국 심리학자 맥스웰 몰츠의 ‘21일 법칙’에 따라 3주 동안 시민들의 지속적인 행동 실천을 유도하기 위해 기획된 온라인 시민참여 캠페인이다. 이번 프로젝트 실행을 위해 일상 속 목표를 달성하도록 도와주는 ‘챌린저스’ 모바일 앱을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가령 불필요한 포장재를 반납하거나 식당이나 커피숍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등 실천하기 쉬운 목표를 정해놓고, 이를 사진으로 인증해 목표 달성에 성공한 시민들에겐 문화상품권이나 재활용 소품 등의 선물을 보내주는 식이다.

비단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만 초점을 맞춘 게 아니다. 채식, 독서, 라이프스타일 디자인, 지역(로컬) 공유지, 인식과 시스템 전환 등 총 6개 주제하에 8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구체적으로 △캠핑에서 즐길 수 있는 채식 메뉴 개발하기 △지속가능한 일상과 관련한 책 읽기 △나에게 맞는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 찾기 △다음 세대 어린이들을 위해 놀이터를 제외한 동네 놀이 가능 유휴 공간 발굴하기 △기후변화 및 환경 관련 기사 읽고 소감문 작성하기 등 다양한 도전 과제들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생활과 밀접한 의(衣), 식(食) 분야는 물론 공동체, 자원순환, 환경 등의 분야에서 소비 방식이나 라이프스타일의 전환을 꾀하는 8개 단체 역시 동참했다. 지구지킴이 쓰담쓰담 외에도 △일주일에 최소 하루는 채식을 하자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고기 없는 월요일’ △기후변화와 관련한 공론의 장 마련을 목적으로 하는 청년들의 모임 ‘기후변화청년단체 GEYK’ △과자 봉지나 빨대 같은 쓰레기를 소재로 가방이나 매트 같은 다양한 소품을 제작하는 ‘져스트 프로젝트’ 등이다.

○ 우수 실천 사례 발표 예정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생태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도시 생활로의 전환을 위해 기획된 이번 캠페인에는 총 1775명의 시민이 참여했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원을 소비하며 성장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각자 삶의 자리에서 지속가능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실천하고 있는지를 챌린저스 앱을 통해 공유했다. “앞으로 불필요한 쓰레기에 대해 꾸준히 이야기하며 함께 사는 지구를 보존하고자 노력하겠습니다” “텀블러와 손수건을 가방 속 필수품처럼 늘 소지하는 삶을 실천하겠습니다” “등산할 때나 동네 나들이할 때, 채식 먹거리로 만든 간식을 챙겨 더욱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일주일에 세 번은 채식하는 날을 정해 채식을 이어 가겠습니다” 등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만큼이나 실천 선언문의 내용도 다양했다. 이러한 시민들의 관심과 각성으로 기업 활동과 제품 개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침은 물론 민관이 협업해 함께 ‘지속가능한 사회’를 지향하게 하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기대효과다.

서울시는 쓰레기 줄이기, 채식 등 다양한 영역에서 챌린저스 앱을 통해 공유된 시민들의 실천 결과와 한 줄 선언문을 모아 25∼27일 열리는 ‘2020 서울혁신주간’에서 공유(26일 ‘시민들의 전환을 향한 집합적 목소리’ 세션)할 예정이다. 정선애 서울혁신기획관은 “코로나19 이후 삶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생활이 새롭게 전환돼야 하는 만큼 시민들의 자발적 실천과 시스템의 변화가 함께 요구된다”며 “이번 프로젝트 결과물을 기초로 도시 전환을 위한 구체적이고 다양한 실천 방법을 확산시켜 시민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방실 기자 smile@donga.com
#쓰레기#지구#시민#서울시#내일을 위한#일상 실천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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