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개미’ 알린 유튜버 ‘소소하게크게’…“10년 만에 얻은 답은 가치투자”

이한경 기자 입력 2020-10-01 20:13수정 2020-10-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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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알린 유튜버 \'소소하게크게\'. [조영철 기자]

주식시장은 원래 오르고 내리고를 반복한다. 더욱이 주식은 기본적으로 한국 사람끼리 사고파는 부동산과 달리 개방된 자산이다 보니 글로벌 외풍의 영향도 받는다. 지난 3월 코로나19 폭락장 이후 상승세를 타던 주식시장이 최근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조정다운 조정이 없었기에 일부 전문가들은 소폭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런데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커지고 있다. 미국의 수소전기차기업 니콜라와 이스라엘의 디지털엑스레이기업 나녹스에서 시작된 미국발 주가 하락이 국내 주식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탓이다. 이로 인해 ‘빚투’까지 하며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섰다가 마음 졸이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다.

여기 ‘스트레스 없는 투자’ ‘소소하게 잃고 크게 버는 투자’를 지향하는 주식투자자가 있다. 주식하는 회계사로 잘 알려진 유튜버 ‘소소하게크게’다. 그는 올해 증권가 최고의 유행어 ‘동학개미운동’을 처음 언급한 인물로 유명세를 얻고 있다. 3월 초 개인들이 주식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떠받치자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서 “개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 1894년 ‘녹두장군’ 전봉준이 일으킨 반봉건·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댈 만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처음 주식투자 유튜브 채널을 문 연 것은 2018년이다. 유튜브에 주식 관련 채널은 많지만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 피터 린치처럼 기업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투자하는 법을 알려주는 채널은 거의 없어서였다고 한다. 그는 “기업에 투자하고 기업이 성장해나가면서 주가가 오르면 그 성장의 수익을 같이 누릴 수 있는, 그런 게 진짜 주식투자”라고 말한다.

세상을 바꾸고 자산도 증식하고

-‘동학개미운동’에서 출발해 ‘동학개미’ ‘서학개미’라는 말까지 나왔다. 신조어를 만든 소감이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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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를 좋아한 게 여기까지 왔다. 솔직히 역사 공부를 깊게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근현대사만 공부한 정도다.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은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다. 이들이 팔면 주가가 내리고 이들이 사면 오른다. 그런데 3월 주식시장에서 주식을 순매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반외세(외국인), 반봉건(기관투자자)이 떠올랐다. 반외세, 반봉건 하면 동학농민운동이 연상되지 않나. 그게 ‘동학개미운동! 10조 매수, 개인투자자들의 혁명, 이번엔 다르다’ 영상을 만든 계기가 됐다.”

-그 덕분에 많은 이들이 알아볼 것 같다.

“사실 유명세를 얻게 된 것은 내가 만든 동영상 때문이 아니다. 내 유튜브를 보신 분이 썸네일을 캡처해 그 분 블로그에 올렸는데 그게 화제가 됐다. 캡처 당시 닉네임이 잘려서 사람들은 처음에 그 말을 누가 만들었는지도 잘 몰랐다. 그렇다고 내가 만들었다고 널리 알리지도 않았다. 내가 하는 유튜브 활동이 본업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본명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다.”

-주식투자는 도박 같다는 생각도 든다. 왜 하나.

“가난에서 벗어나고 싶거나 물가 상승 등으로 보유하고 있는 자산이 줄어드는 것을 원치 않는다면 재산 증식을 위해 투자를 해야 한다. 투자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주식, 부동산, 채권이다. 그중 부동산은 생산성이 거의 없다. 땅이라면 공장을 세울 수도 있겠으나 생산성이 높다고는 할 수 없고 아파트나 주택이라면 생산성이 전혀 없다. 채권은 자금이 필요한 기업을 도와주고 대가를 받는 일이지만 부자로 만들어줄 만큼의 대가는 아니다. 반면 주식은 세상이 변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자산의 증식 속도도 빠르며 소액으로도 할 수 있다. 자금이 필요한 기업에 투자를 하면 기업은 그 돈으로 제품을 만들고 혁신적인 활동을 하며 세상을 바꿀 수 있다. 스마트폰 하나가 전화기는 물론 시계, 계산기, 지도, 카메라 역할을 하며 편리하게 살 수 있는 세상으로 만들어준 것처럼 말이다. 물론 기업이 거둔 수익의 일부는 내 몫으로 돌아온다. 이 모든 것이 주식투자로 가능하다.”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계기는.

“대학 1학년 때인 2007년 여름방학에 어머니가 500만 원을 주셨다. 또래 친구들처럼 유럽여행을 다녀와도 좋고, 경영학과를 다니니 주식투자를 해보는 것도 좋지 않겠냐고 권유하셨다. 어머니는 주식투자에 관해 잘 모르지만 오래전 현대정공(현 현대모비스) 주식을 300만 원에 사서 1000만 원대에 매도해본 경험으로 주식을 장기 보유하다가 팔면 돈을 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다. 주식에는 문외한이지만 게임에는 자신감이 있던 터라 다음날 400만 원을 가지고 삼성중공업 주식을 샀는데 15% 상한가를 기록했다. 당시 한 달 용돈이 30만 원이었는데 하루 만에 60만 원을 벌고 나니 욕심이 생겼다. 어머니에게 누나 몫의 500만 원까지 빌려 투자에 나섰는데 6개월 만에 1000만 원을 모두 날렸다. 생각해보면 공부할 생각은 전혀 안 하고 회사 이름만 보고 한 투자였다. 삼성중공업의 경우에는 운이 좋았던 것이다. 삼성이고, 당시 중국 덕분에 중공업 경기가 좋았다.”

-대학생치고는 짧은 시간에 너무 큰돈을 잃었다.

“어머니에게 누나 돈을 빌릴 때 4년간 용돈을 받지 않겠다는 조건까지 건 상태였다. 일단 용돈이 필요해 과외를 시작했다. 한 과목에 30만 원씩 받던 시절인데 2~3개씩 병행했다. 다시 종자돈을 만들어 투자했는데 또다시 모두를 날렸다. 2학년 1학기를 마치고 입대해 군대에서 받은 월급을 모아 말년휴가 때 주식을 샀는데 제대하고 보니 또 0원이 돼 있었다.”

-그 정도면 포기해야 하는 거 아닌가.

“그게 안됐다. 그래서 전역 후 누나가 아르바이트를 하며 모은 돈 1100만 원을 빌려 다시 주식투자를 했다. 그때까지도 내 투자방식은 단타매매였다. ‘위로 5% 오르면 팔고 아래로 2% 빠지면 팔라’는 단타매매를 지속하면 본전은 한다. 운 좋으면 더 벌기도 하고. 그 사이 회계사 공부를 하면서 재무관리, 원가회계, 재무제표 등의 지식을 쌓게 되니 그걸 실전에서 응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3년 동안 주식시장의 흐름을 읽는 연습을 하면서 단타매매에 가치투자를 병행하게 됐다. 2012년 2000만 원을 벌었고 2013년 4000만~5000만 원을 벌면서 자신감도 상승했다.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문제가 있었다. 최종 수익은 2000만 원이지만 거래 금액은 수십억 원에 이르고, 1년 결산 5000만 원을 벌었다지만 중간에 마이너스 5000만 원인 상황도 있었다. 물론 수익은커녕 곤두박질치는 일도 생겼다. 이런 스펙터클한 상항이 2017년 초까지 반복됐다.”

단타매매와 테마주 투자가 남긴 교훈

'동학개미' 알린 유튜버 '소소하게크게'. [조영철 기자]

-그러면 진짜 주식투자의 시작은 2012년부터인가.

“2017년부터라고 생각한다. 2017년 초 테마주와 가치투자를 병행하다 가치투자 자금을 빼 테마주에 투자했다가 크게 상처를 입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알고 싶어 과거 투자 기록을 복기했다. 몇 번 매매를 했고 몇 번 수익을 거뒀고 몇 번 손실을 기록했는지, 언제 벌었고 언제 잃었는지 확인해보니 테마주는 결과적으로 손실이었다. 돈을 번 것은 기업 가치에 기반한 투자였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가치투자’다. 주변 지인들에게는 절대 테마주에 투자하지 말라고 말한다. 어떤 이벤트는 정말 기업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지만 어떤 이벤트는 사람들이 상승 이벤트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일 수 있다. 지금도 단타매매나 테마주 투자를 많이 하는데 위험한 방식이다. 그런 위험성을 알리고 싶어 유튜브와 블로그도 시작했다.”

-스트레스 받지 않는 투자를 하고 싶다면 무엇부터 시작해야 하나.

“실전에 뛰어들기 전 공부가 필요하다. 우선은 ‘아, 이런 게 주식투자구나’ 하고 방향을 알려주는 책을 읽는 게 좋다. 첫 입문서로는 자본주의와 금융에 대한 간단한 지식을 알려주는 주식농부의 ‘돈이 일하게 하라’를 추천한다. 그 다음에는 ‘투자는 이렇게 하는 거구나’ 하고 큰 줄기와 방향을 알려주는 역시 주식농부의 ‘주식투자자의 시선’이 좋다. 두 권을 읽고 주식투자에 흥미가 생겼다면 미국의 전설적인 펀드매니저 피터 린치의 ‘월가의 영웅’을 권한다. 주식투자를 결심해도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방향을 잘 잡으면 잘 찾아갈 수 있다. 학생이라면 주식투자 동아리에 가입하는 것도 공부가 될 것 같다. 가끔 네이버에 공개로 올라오는 기업분석, 리서치 글을 보면 수준이 상당하다.”

-‘방향을 잡는다’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투자에서 중요한 것은 거래량, 차트, 일봉, 주봉이 아니다. 어떤 기업이 성장해나갈 기업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기업의 성장 사이클에 맞춰 투자를 하고 이득을 나눌 수 있다. 투자의 방향은 뉴스를 봐도 알 수 있다. 업계의 흐름을 4~5년 지켜보면 쇠퇴한 기업과 성장한 기업 의 차이도 알 수 있다. 아마존은 왜 커졌을까, 월마트는 어떻게 아직도 존속하고 있지, 이마트는 어려움을 겪는데 배민(배달의 민족)은 왜 잘나갈까 등을 스스로 고민하고 방향을 찾다보면 길이 보인다.”

-가치투자로 모두 성공했나.

“아픈 손가락이 있다. 3년을 보유했는데 아직도 매수 단가보다 주가가 낮다. 회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중국에 진출한 기업인데 시장 점유율도 높고 성장세다. 다만 현지에서 예상하지 못한 난관을 만나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빠르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보다 실적이 1.5배 이상 오르고 회사도 성장해가고 있으니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고 본다.”

망할 회사 알려주는 기준, 재무제표

-보유 종목은 얼마나 되나.

“3~4개, 많으면 5개 정도 보유한다. 그 회사를 깊고 자세히 알아야 장기간 보유할 수 있다. 그 정도 되면 이벤트 예측도 할 수 있다. 모든 상장회사는 IR(Investor Relations, 투자자들에게 기업 정보를 알리는 기능) 담당자를 한 명 이상 고용하고 있다. 한마디로 기업의 사업 방향을 잡아주고 주주들에게 설명해주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도 처음 입사하면 회사 상황을 잘 모른다. 그럴 때 오히려 정보를 알려줄 수 있을 정도로 그 회사에 애착을 가지고 지켜본다.”

-주식투자를 위해 하루에 몇 시간 정도 할애하는 게 적당할까.

“본업이 있다면 2시간 정도가 적당하다고 본다. 회사 일도 잘해야 종자돈을 마련할 수 있지 않나. 양적인 집중보다는 길게 지속적으로 지켜보는 게 필요하다. 최근 주식시장이 많이 빠졌다. 대부분 이유를 모른다. 주식시장을 오래 지켜보다 보면 이유 없이 빠질 때도 있다는 걸 알게 되고 언제 사고팔지도 알게 된다. 좋은 회사도 조정을 받게 마련이다. 등락은 반복된다. 이 사실을 알면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만약 단타매매를 하고 조정을 받게 되면 투자자는 아무것도 못한다. 주가가 다시 오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크기 때문이다. 아는 회사라면 불안감이 해소된다. 가치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다.”

-재무제표를 봐야 한다고 말하는데 솔직히 어렵다.

“일본에 가면 일본어를, 미국에 가면 영어를 쓴다. 그 나라 언어를 모르면 여행은 가능하지만 그곳에서 직업을 구하고 정착하기는 어렵다. 여행은 단타매매, 정착은 가치투자다. 기업이 자기만의 언어로 현황을 얘기해주는데 그걸 알아듣지 못하면 가치투자를 못한다. 재무제표는 성장 기업을 찾는 방법은 아니다. 그래도 봐야 하는 이유는 망할 회사인지 아닌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재무제표로 알아낼 수 있는 특징이 있고, 숨겨진 위험 신호들도 있다. 1000만 원으로 시작한 주식이 10억 원이 된다 해도 상장 폐지되면 내 손에 남는 돈은 0원이다. 차트만 보고 매매하면 위험 요소를 발견 못해 상장 폐지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지금까지 그런 이유로 주식시장을 떠난 이들이 많다. 공부는 필수다.”

-주식투자로 의식주에 매이지 않을 만큼 돈을 벌었다고 했다. 궁극적인 꿈은 무엇인가.

“내 회사를 경영하는 것이다. 투자회사는 아니다. 투자는 남의 돈을 받아 하는 건데 그건 너무 스트레스가 클 것 같다. 내 돈은 잃어도 상관없지만 남의 돈은 부담스럽다. 데이터에 관련된 사업을 하고 싶다. 기존 회사를 인수할 수도 있고 직접 창업하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그 꿈을 향해 계속 나아가려 한다.”

주간동아와 유튜버 '소소하게크게'가 함께하는 투자특강이 11월 21일 비대면 온라인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10월 중순 주간동아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한경 기자 hklee9@donga.com

[이 기사는 주간동아 1259호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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