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패트롤] 탄탄한 입지 구축…‘조현아 지우기’ 가속도

  • 스포츠동아
  • 입력 2020년 3월 30일 05시 45분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을 벌여 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조원태 회장과 누이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7일 지주사 한진칼 주총을 통해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조 부사장이 속한 3자 주주연합의 거센 도전을 이어질 전망이다.
한진그룹 경영권을 두고 ‘남매의 난’을 벌여 재계의 관심을 모았던 조원태 회장과 누이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27일 지주사 한진칼 주총을 통해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조 부사장이 속한 3자 주주연합의 거센 도전을 이어질 전망이다.
■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한진 조원태 회장의 앞길

주총서 압승…“도움에 부채의식”
한진그룹 코로나 위기 극복 과제
3자 주주연합 공세도 큰 걸림돌


경영권 방어는 성공했다. 주주총회의 결과만 보면 사실상 압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마음 홀가분한 승리는 전혀 아니다. 앞으로도 경영권 다툼의 거센 도전이 기다리고 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이란 기업 운명이 걸린 버거운 경영과제도 남아 있다.

재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던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은 일단 조원태 회장이 누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측을 압도하며 승리했다. 조원태 회장은 27일 열린 지주사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에 성공하며 경영권을 지켰다. 함께 이사 후보로 추천된 하은용 대한항공 부사장도 이사 선임에 성공했다. 반면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부사장, KCGI, 반도건설‘이 추천한 사내이사, 사외이사,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들은 모두 선임에 실패했다.

일단 이번 주총으로 당분간 조원태 회장의 그룹 내 입지는 더 탄탄해졌다. 그동안 그룹 사업 재정비를 통한 ‘조현아 지우기’도 더 속도를 낼 전망이다. 반면 누이 조현아 부사장은 적지않은 타격을 입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9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주주총회 결과에 대해 “위기를 잘 극복하라고 저희에게 주신 기회임을 명심하여 최선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저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가 있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한진그룹 전 임직원이 전력을 다해야 할 때”라고 항공업계의 위기상황 극복의지를 밝혔다. 특히 입장문 말미에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도록 도움 주신 것에 늘 부채의식을 갖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양측의 싸움이 이걸로 마무리된 것은 아니다. 두 진영의 주식 보유 규모가 비슷한데다, 3자 주주연합이 계속 지분을 늘리고 있어 앞으로도 양측의 공방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실제로 3자 주주연합은 5년간 서로 결속하기로 합의를 한 상태여서, 이번 주총에 이어 임시주총을 요구하는 등 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3자 주주연합은 주주총회 이후 발표한 입장문에서 “이번 주주총회 과정을 통해 오너 중심의 경영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열망과 국민들의 바람을 느꼈다”며 현 위기를 극복하려면 “능력있고 독립적인 전문경영인들이 경영을 담당해야 가능하다”고 밝혀 앞으로도 경영권 다툼에 나설 의지가 있음을 천명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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