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한진家 ‘남매의 난’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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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태 확실한 우호지분 10.67%, 조현아측 3자동맹 지분은 31.98%
조회장 사내이사 연임 부결될수도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이 위태롭게 됐다.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토종 사모펀드인 KCGI(강성부 펀드), 반도건설이 반(反)조원태 동맹을 맺고 조 회장에게 사실상 물러나라는 선전포고를 했기 때문이다.

31일 조 전 부사장 등의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은 3자 공동 입장문을 내고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 상황이 심각한 위기 상황이며 현재의 경영진으로는 개선될 수 없어 전문경영인 제도 도입과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주주 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 제안 등에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3월 주총에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을 막겠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은 조 회장의 지분 6.52%, 특수관계인(총수 일가 친인척 및 임원 등)이 4.15%로 조 회장의 확실한 우호 지분은 10.67%다.

현재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6.47%)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5.31%), 델타항공(10%)과 카카오(1%)가 조 회장 편에 선다고 해도 우호 지분은 33.45%이다.

반면 조 전 부사장은 6.49%, KCGI가 17.29%, 반도건설이 8.20%를 보유해 31.98%에 이른다. 만약 국민연금(4.11%)이 반조원태 전선에 합세할 경우 36.09%다.

재계 관계자는 “KCGI가 확보한 드러나지 않은 지분도 5% 이상 되는 것으로 안다”며 “3자가 공동 행동에 나서면서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안건이 부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한진칼 주총에서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못 받으면 조 회장은 경영권을 잃게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의 관심은 이들이 공동 동맹을 맺게 된 이유다. 재계에서는 KCGI가 그룹의 경영권을 사실상 쥐게 되면 대한항공의 호텔 및 기내식 사업을 그룹에서 떼어내고, 이를 조 전 부사장이 받아 가는 합의를 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온다. KCGI는 그동안 한진그룹을 향해 적자 사업인 호텔 사업 등을 정리하라고 요구해 왔고 조 전 부사장은 호텔과 기내식 사업을 맡고 싶어 했다. 반도건설도 한진그룹이 보유한 부동산을 개발하는 실익을 노렸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CGI는 그동안 한진그룹에 부동산 자산을 매각해 부채 비율을 낮출 것을 요구해 왔다. 한 재계 관계자는 “조 전 부사장이 호텔과 기내식을 가져가는 대신 대한항공과 장기 거래 계약을 유지하는 형태로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한진그룹#조원태 회장#조현아#남매의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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