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병원]마음과 마음을 이어주는 도시농업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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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원 농협중앙회장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3월 인천 중구에서 분양한 도시텃밭 경쟁률이 3 대 1을 기록했다. 서울 성동구는 텃밭 면적에 비해 신청자가 많아 2년 연속 당첨될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드는가 하면, 텃밭이 있는 아파트가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고 하니 농업에 대한 도시민들의 관심이 커졌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도시농업 참여자는 2010년 15만3000명에서 2018년 212만 명으로 14배 가까이로 증가했고, 도시텃밭 면적도 같은 기간 104ha에서 1300ha로 13배로 늘었다.

도시농업은 도시의 토지, 건축물 또는 다양한 생활공간에 취미, 체험 등을 목적으로 농사짓는 일을 말한다. 필자가 생각하는 도시농업의 가장 소중한 가치는 사람들의 마음과 마음을 이어준다는 것이다. 농업·농촌을 모르고 자란 자녀는 농촌이 고향인 부모와 농작물을 키우면서 정서적으로 교감하고 정(情)을 쌓을 수 있다. 그리고 이웃과 함께 밭을 일구다 보면 공동체 의식이 높아지고 유대도 강화된다. 또한 각종 사회·경제 통계에서 도시와 농촌을 구분 짓고 비교함으로써 부지불식간에 벌어져 있는 도농관계를 하나로 이어주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도시농업은 건강과 심리 치유에 도움을 준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자녀와 함께 텃밭을 가꾼 부모는 스트레스가 이전보다 56.5% 감소했고, 자녀들은 식물을 기르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우울감이 20.9%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농작물은 초미세먼지를 약 40% 저감시켜 환경을 개선시키는 효과도 있다.

해외 선진국들도 일찍부터 치유, 사회적 연대 등 공익적 가치 확산에 중점을 두고 도시농업을 육성해 왔다. 미국 뉴욕시는 1970년대 재정위기로 방치된 땅을 텃밭으로 조성하는 ‘그린섬(green thumb)’ 프로그램을 통해 600여 개 도시텃밭을 조성한 결과, 텃밭 농작물을 통해 패스트푸드 중심의 음식문화를 개선하고 농업기술 전수 등 다양한 참여 활동으로 도시공동체가 활성화됐다고 한다.

우리 정부도 ‘제2차 도시농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도시농업 확산에 노력하고 있다. 농협도 정부 정책에 발맞춰 올해부터 도시농업 활성화에 대대적으로 나선다. 도시농업의 날(4월 11일)을 전후로 전국 7대 광역시 농협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도시민이 쉽게 도시농업을 접할 수 있도록 텃밭 분양을 비롯해 씨앗과 모종, 텃밭상자를 제공하고, 농산물 직거래장터를 여는 등 여러 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것이 농업인 조합원이 점점 줄고 있는 현실에서 도시에 있는 농협이 추구해야 할 지향점이라고 생각한다.

높은 빌딩과 아스팔트길로 가득한 도시에 흙냄새가 나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이 익어간다는 것만으로도 도시와 사람이 건강해지고 도시와 농촌이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도시농업을 통해 텃밭, 베란다에서 키운 상추며 고추로 건강한 한 끼를 먹는 도심 속 힐링을 제안해 본다.

김병원 농협중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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