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공식 출범한 현대중공업지주의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오갑 부회장이 취임 일성으로 “2022년까지 현대중공업그룹 매출을 70조 원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난해 총매출액은 약 37조 원으로 5년 안에 2배 가까이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것이다.
권 부회장은 16일 서울 종로구 율곡로 현대빌딩에서 간담회를 갖고 “신사업을 통해 매출을 늘리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신사업 내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르면 상반기 중으로 신사업 윤곽이 나올 예정이다. 권 부회장은 “새로운 사업은 과거 실패했던 신재생에너지 사업처럼 중후장대한 사업이 아니라 기술 집약적인 사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현대중공업은 2008년 이후 조선업 불황으로 침체에 빠져 있다. 이날 권 부회장은 현대중공업이 세계 1등 조선업체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향후 상황에 대해서는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그는 “벌크선 컨테이너선 등 기존에 수주 규모가 컸던 선박들은 한국 업체와 중국 업체 간 경쟁력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액화천연가스(LNG)선과 같은 친환경선박 등 새로운 분야를 개발해 차별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정부가 해운업 재건 계획을 통해 선박 발주 확대 계획을 밝힌 것과 관련해서 권 부회장은 “공정한 발주를 통해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가 모두 잘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 일각에서 정부가 주도하는 선박 발주가 KDB산업은행이 대주주인 대우조선해양에 몰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데 대한 경계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평가다.
권 부회장은 사회공헌을 늘리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자신이 현대오일뱅크 대표 시절 만들었던 ‘1%(임직원들이 임금의 1%를 기부) 나눔재단’을 현대중공업그룹 전체로 확대할 계획이다. 오너 3세인 정기선 현대글로벌서비스 부사장에 대한 승계 작업과 관련해서는 “오래전부터 봐온 정 부사장은 항상 겸손하고 성실한 사람이며 본인 스스로 회사를 물려받을 역량을 키워야만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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