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이색매장 개설 잇따라
잠실 롯데百 ‘피트니스 스퀘어’
롯데슈퍼 냉동식품점 ‘프리지아’
신세계百, 부산에 남성체험 매장… “불황 돌파 위한 타깃마케팅”
유통업체가 특정 상품만을 취급하는 특성화 매장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롯데백화점이 연 피트니스 용품 전문 매장 ‘피트니스 스퀘어’의 모습. 롯데쇼핑 제공
유통업계가 하나의 상품군에 집중하는 특화 매장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특정 분야에 소비를 아끼지 않는 타깃 고객층을 공략해 불황을 타개한다는 전략이다.
4일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서울 송파구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피트니스 전문 매장인 ‘피트니스 스퀘어’가 문을 열었다. 일반 브랜드 매장의 약 2배 크기인 이 특화 매장은 해외 유명 피트니스 의류와 서적, 뷰티용품, 건강식 등 관련 상품을 한 장소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장에는 트레이닝 전문가가 상주해 고객들이 체험하며 상담을 받을 수도 있다.
롯데백화점이 피트니스 스퀘어를 연 것은 최근 늘어나고 있는 ‘워라밸(Work &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족’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개인의 건강과 여가생활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로 피트니스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느는 데 발맞춘 전략이다. 실제로 오픈 후 처음으로 맞이한 주말 매출이 백화점 일반 피트니스 용품 매장의 3∼4배 수준인 5100만 원이나 됐다.
냉동식품만 취급하는 전문 매장도 등장했다. 롯데슈퍼는 지난해 8월 냉동식품 전문점 ‘롯데 프리지아’를 서울 서초구에 열고, 지난달 30일에는 은평구에 165m² 규모의 2호점도 열었다. 홀로 밥을 먹는 혼밥 문화가 확산되고 다양한 종류의 간편식을 체험해 보고자 하는 마니아층이 생겨나는 데 착안한 것이다.
프리지아가 갖춘 냉동식품과 간편식은 1900여 가지나 된다. 국내에서 맛보기 힘든 달팽이 요리, 링귀니 파스타, 피시 앤드 칩스, 슈게트 등 이색 상품도 판매한다. 구매한 간편식을 매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는 카페테리아도 있다. 개장 후 5일간 하루 평균 매출이 일반 슈퍼 점포 매출의 3배 이상이다.
최근 큰손으로 떠오른 남성 고객을 겨냥한 매장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달 부산 해운대구 센텀시티점의 5층을 재정비해 남성 전용 매장 ‘스트리트5’를 만들었다. 남성들이 선호하는 의류, 액세서리와 반려동물 편집숍, 사진관까지 입점해 있다. 이 백화점의 지난해 명품 분야 매출을 분석한 결과 30대 남성의 구매 비중이 같은 나이대 여성보다 약 10% 높았다. 서울 용산구의 아이파크몰도 이달 두 개 층을 재정비해 남성용품 전문매장을 선보였다.
특정 콘셉트의 매장을 만드는 것은 한국보다 10여 년 앞서 불황을 겪었던 일본의 전략을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유통기업들은 관심 있는 분야에 소비를 줄이지 않는 마니아 고객을 겨냥해 고정 수익을 확고히 하는 전략으로 불황을 이겨냈다”며 “현재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한국에서도 이 전략은 유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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