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서울집값 3.6%↑… 활황기 수준 훌쩍 넘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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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서울 집값 상승률이 3.6%를 웃돌며 부동산 활황기였던 전년도 상승률의 1.7배 수준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서울의 지난해 12월 매매가 상승 폭은 ‘8·2부동산대책’ 발표 이전 수준을 넘어섰다.

정부가 내놓은 강력한 부동산 규제에도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등으로 꾸준히 수요가 몰린 결과다. 다만 올해는 정부의 추가 규제가 예고된 데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과 입주 물량 급증 등이 맞물려 이 같은 상승세가 주춤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서울 집값 상승률 6개월 만에 최고

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서울의 집값 상승률은 3.64%로 전년(2.14%)보다 1.50%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12월 서울의 매매가 상승률은 0.59%로 지난해 6월(0.66%) 이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8·2대책 발표 직전인 지난해 7월(0.41%)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송파(1.50%) 강남(1.36%) 서초(1.08%) 강동구(0.93%) 등 ‘강남 4구’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특히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오름세가 가팔라졌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값은 지난해 마지막 주(12월 25∼29일) 0.29% 올라 8·2대책 이후 20주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정부의 규제가 집중된 재건축 단지들의 인기가 좀처럼 꺾이지 않는 모습이다. 8·2대책 이후 재건축 조합이 설립된 아파트의 매매 거래가 금지됐지만 이에 해당하지 않는 초기 단계 재건축 단지에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5차(전용면적 82m²)는 지난해 11월 20억 원 안팎에 거래되다가 최근 23억 원을 넘어섰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전용 82m²)도 같은 기간 약 1억 원 뛰었다.

○ 올해는 추가 규제·입주 급증 등 변수 많아

정부의 잇단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로 매매 거래가 뜸해진 상황에서 높은 호가에 거래된 일부 매물이 전체적인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서울 주택 매매거래는 17만4057건으로 전년 동기(19만6261건)보다 11.3% 줄었다. 또 서울의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도 집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다만 올해 집값 전망은 지난해보다 더 불투명하다. 정부가 보유세 인상 등 다주택자에 대한 추가 규제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는 데다 시중금리가 오르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올해 4월부터는 서울 등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도 이뤄질 예정이다.

김은선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새 아파트 공급이 부족한 서울에서는 집값이 쉽게 내려가지 않는다’는 인식이 시장에 형성돼 있다”면서도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와 대출 규제, 금리 상승 등으로 전반적인 수요 심리는 위축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특히 대단지 입주가 예정된 올 하반기(7∼12월)부터는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 서울에서 입주할 예정인 아파트는 3만4703채로 지난해보다 28.3% 많다. 특히 국내 최대 규모의 재건축 단지인 ‘송파 헬리오시티’(송파구 가락동·9510채) 등이 연말 입주를 시작하면 강남권의 전세 부족과 ‘새 아파트 품귀’ 현상도 한풀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집값#서울#상승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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