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30일 기준금리 올릴까… 주식-외환시장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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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원-달러 1080원선 붕괴… 2년7개월여 만에 최저 수준
원화강세 지속에 한은 고민 커져… 증시도 주가상승 걸림돌 될까 긴장

30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문가 예측이 많아지면서 국내 주식시장과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기준금리가 오르면 증시에는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는 올 들어 계속된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금리 인상으로 원화 강세가 더욱 가속화될 경우 국내 수출업체들에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7.6원 하락한 1076.8원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2015년 4월 30일 1072.4원 이후 2년 7개월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북핵 리스크가 다시 불거져 환율이 오를 것(원화 가치 하락)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최근 강세 추세를 막지는 못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은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금리가 낮은 선진국에서 자금이 한국으로 몰린다. 이러면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가치가 더 떨어지고 원화 가치는 높아지게 돼 원-달러 환율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 한은 기준금리는 2016년 6월 1.25%로 내린 후 1년 6개월 동안 유지돼 왔다. 이번에 금리를 올리면 6년 5개월 만의 인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기준금리가 오르면 실제로 원화 강세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인상기에는 원-달러 환율이 2005년 10월 1046.2원에서 2007년 10월 914.5원으로 낮아졌다. 2010년 7월 1204.9원이던 원-달러 환율은 2011년 7월 1058.5원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이런 우려에도 금융계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채권시장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82%가 금리 인상을 전망했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3%를 돌파할 것이 유력한 데다 소비심리도 6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을 만큼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금리 인상을 유력하게 보는 근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 지명자는 28일(현지 시간) 청문회에서 “다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근거들이 모이고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증시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김한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이 단행돼도 향후 추가 인상 속도가 빠르지 않을 것으로 보여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한국은행#기준금리#환율#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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