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 회장, 간담회 자청… 타이어 中매각 무산 따른 논란 매듭
“건설 항공 고속을 주력 계열사로 탄탄한 그룹 재건해 기여하겠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금호타이어 매각과 박 회장 측의 인수 등을 두고 올해 내내 이어졌던 논란에서 완전히 발을 빼고 그룹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28일 서울 종로구 그룹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금호타이어를 재인수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솔직히 금호타이어에 대한 애착과 애정이 컸지만 금호타이어 장래를 위해 경영권과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했다”며 “앞으로 좋은 기업에 인수돼 우량기업으로 성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호타이어 경영 사정이 안 좋아진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렸다.
오후 2시에 열린 간담회는 당일 오전에 급하게 결정됐다.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이 나올 게 확실한 상황에서 간담회를 자청한 건 박 회장이 인수 포기를 대외적으로 알리려 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금호타이어를 중국 더블스타에 매각하려는 계획이 무산된 이후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재인수에 나설 것이란 소문이 많았다. 금호타이어는 9월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안에서 2000억 원의 유상증자 계획을 내놓으면서 박 회장 측이 사실상 헐값 인수를 시도한다는 비판도 나왔다. 재인수에 관련된 박 회장 측 움직임이 나올 때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 건전성 악화와 신용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이러한 논란은 박 회장의 최종 포기 선언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면서 박 회장은 “앞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을 건설 항공 고속을 주력 계열사로 하는 탄탄한 그룹으로 재건해 국민과 국가경제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27일 이뤄진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의 합병도 그룹 재건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라는 게 박 회장의 설명이다. 두 회사의 합병에 대해 박 회장은 그룹 지배구조 체제가 완료된 것이란 의미를 부여했다.
아시아나항공 실적 부진에 대해 박 회장은 “2011년 이후 3번의 항공 사고와 금호타이어 워크아웃 사태 등 외부 영향으로 경영이 안 좋아진 건 사실”이라면서도 “지난해부터 실적 반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대우건설 등에 대한 무리한 인수합병으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이후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 등 주요 계열사가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에 들어가는 부침을 겪었다. 2014년 금호타이어와 금호산업은 워크아웃을 종료했다. 하지만 금호타이어는 3년 만에 다시 채권단 자율협약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박 회장은 KDB산업은행과 갈등 관계로 비치는 것에 대해 “산은과 관계가 나쁜 것은 없다. 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가 있는 정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박 회장이 앞으로 산은과 대립하는 걸 자제하고 그룹 경영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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