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알고 있는 고객’을 만나지말고 ‘알아야 할 고객’을 만나라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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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B영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우리는 영업을 쉽게 하나의 영역으로 생각한다. 스스로를 ‘영업 전문가’라 칭하는 이들도 많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업 간 거래(B2B) 영업을 제대로 이해하고 기업에 정착시킨 영업 전문가는 흔치 않았다. 상당수는 B2B 영업과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영업의 본질적 차이도 구분하지 못한다. 지난 수십 년간 B2B 기업들이 B2B 영업 전문가를 찾아 새로운 B2B 방법을 만들려 노력했지만 시장에서 그 답을 찾기 어려웠던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어느 순간 B2B 영업에 대한 오해가 정설로 뿌리내리는 실정이다.

첫 번째 오해는 ‘B2B 영업에서의 고객은 기업의 관련 부서 한두 사람’이라는 단순한 생각이다. 전문지식은 많은 사람에게 보편화됐고, 고객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는 개방화되고 투명해졌다. 의사결정은 더 이상 소수의 제한된 의사결정자가 아니라 유관 부서가 모두 참여하는 형태로 이뤄진다. 영업활동의 상대는 기업의 다양한 개인들이지 특정 한두 명에서 끝나지 않는다.

B2B 영업에 대한 또 다른 오해는 영업의 성패가 인간관계에 달려 있다는 믿음이다. 물론 인간관계는 때로 중요한 무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영업직원이 고객의 믿음, 즉 신뢰와 인간관계를 혼동하면 문제가 발생한다. 신뢰는 단순히 ‘술 한잔 같이했기에’ 혹은 ‘오래 알고 지냈기에’ 쌓이는 것이 아니다. 명백하게 대가에 상응하는 가치를 일관되게 문제없이 제공할 때 생긴다.

B2B 영업은 불특정 다수를 상대하는 B2C 영업에 비해 단순할 것이라고 착각하는 오해도 상당히 퍼져 있다. B2C 영업은 고객이 먼저 찾아오도록 하는 영업이 상당 부분 존재하지만, B2B는 대부분 고객을 찾아가야 하는 영업이다. 그런 측면에서 오히려 더 복잡하고 어려운 게 B2B 영업이다.

이러한 오해를 깨달았다면 당장에 실행을 바꿔야 한다. 가장 먼저 할 일은 반드시 알아야 할 고객을 정리하는 것이다. 산업에 따라, 제품의 특성에 따라 반드시 인지하고 관리해야 할 고객이 존재한다. 우선 B2B 비즈니스를 하는 회사 각각의 특성에 따라 고객이 달라진다. 같은 회사의 영업조직이라도 제품과 서비스에 따라 목표고객이 달라질 때가 있다. 어떤 B2B 영업은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기술책임자(CTO) 등 임원과 관련 관리자 및 실무자를 알아야 한다. 반면 어떤 B2B 영업에선 공장, 연구소, 경영관리본부의 책임자와 실무자가 우선 접촉 대상이다.

따라서 알고 있는 고객부터 적는 게 아니라 ‘알아야 할 고객’부터 적으면서 ‘내가 진짜 만나야 할 고객’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객의 직위나 직책을 먼저 나열해 보는 게 우선이다. 그렇게 정리한 고객 직위 옆에 실제 그 자리에 있는 사람의 이름을 적어 보자. 내가 현재 그 직책을 맡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임원 직책 몇 명을 빼고 나면 생각보다 많이 채우기 어려운 경우가 있다. 이렇게 상황을 파악한 뒤에 영업 전략을 짜야 한다. 정리해 보면, 내가 만나야 할 고객의 직책과 직무를 먼저 나열하고 내가 그 직책에 현재 있는 사람의 이름을 아는지, 만나본 적은 있는지 체크한 뒤, 부족한 부분을 먼저 해결하면서 영업 전략을 짜 나가야 한다.

이장석 한국영업혁신그룹 대표 js.aquinas@gmail.com
정리=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dbr#경영#전략#고객#b2b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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