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활용해 잠재고객 관심 파악→ 맞춤형 수제구두 만드니 매출 48%↑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2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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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中企우수사례집 발간 “정보분석이 기업경쟁력 입증”

 지난해 초 20대 후반의 두 청년에 의해 설립된 남성 수제 구두 전문업체인 칼렌시스는 신생 업체로서 맞춤 구두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일 방안을 찾고 있었다. 당초 ‘그루밍족(패션과 미용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남성)’을 타깃으로 삼았지만 기대한 만큼 반응이 없자 타깃을 일반 대중까지 넓히고 빅데이터 분석에서 전략을 찾기로 했다.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일반 대중이 가장 많이 찾는 구두 종류는 ‘로퍼(끈이 없이 편하게 신을 수 있는 굽이 낮은 구두)’라는 점을 파악했다. 남성 구두를 주로 남성이 많이 살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여성이 선물용으로 구입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알게 됐다. 구두 구매에 영향력이 큰 그루밍족은 가죽의 질을 중요시하고 구두 손질(슈케어)에 관심이 많다는 점도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

 칼렌시스는 이를 곧바로 마케팅에 적용했다. 로퍼 제품을 강화하고 여성이 선호하는 디자인과 가격을 앞세웠으며, 구두 손질에 대한 포스팅으로 잠재 고객을 끌어들인 것이다. 결과는 새 마케팅 방식을 적용하기 전 월에 비해 매출이 48% 늘어나고 제품 문의는 10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칼렌시스처럼 빅데이터를 활용해 좋은 성과를 거둔 중소기업의 사례를 모은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 우수 사례집’을 31일 발간했다. 사례집에 실린 15개 사례는 지난해 한국정보화진흥원의 ‘중소기업 빅데이터 활용지원 사업’에 참여한 50개 기업 중 우수한 사례를 추린 것이다.

 어린이 체험형 놀이터를 만드는 ‘플레이타임’은 영아를 위한 스파 브랜드인 ‘베이비엔젤스’를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빅데이터를 활용했다. 부모들이 어떤 키즈 카페를 선호하는지 SNS를 분석한 결과 ‘기차놀이’가 있는지에 부모들의 관심이 크다는 점을 알게 됐다. 그간 유아용 스파가 계절에 관계없이 놀 수 있는 시설이라고 홍보했지만 그렇게 생각하는 고객이 적어 겨울철에는 관심도가 떨어진다는 것도 파악했다.

 플레이타임은 시설을 개선하면서 기차놀이 등 평소에 하기 힘든 놀이기구를 가져다 놓았다. 또 마사지존과 오감발달실 등 계절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체험공간을 내세우며 사계절 내내 놀 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주력했다. 새로 입점할 후보지를 고를 때도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것은 물론이다. 그러자 비수기에 접어든 지난해 10월에 오히려 전월보다 이용객이 43% 늘었고 11월에는 18% 더 증가했다.

 장석영 미래부 인터넷융합정책관은 “이번 사례집 발간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빅데이터의 분석과 활용이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닫게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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