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아재’ 붐 타고… 화장품업계 男心 저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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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 메이크업 제품 구매 급증… 맞춤형 제품-매장 속속 등장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15년 1조24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했다. 남성 화장품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의 ‘포레스트 포맨 퍼펙트 올인원 스킨’. 이니스프리 제공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은 2015년 1조2400억 원을 돌파할 정도로 성장했다. 남성 화장품 중 하나인 이니스프리의 ‘포레스트 포맨 퍼펙트 올인원 스킨’. 이니스프리 제공
피부 관리에 공들이는 남성이 근래 들어 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개수가 평균 4.5개라는 설문조사 결과도 나왔다. 피부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스킨케어 제품 외에 색조 메이크업 제품을 찾는 남성도 꾸준히 늘고 있다. 비단 20, 30대 젊은 남성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40∼60대 남성, 일명 ‘아재’ 사이에서도 메이크업 제품을 찾는 손길이 많아지고 있다.



○ 아재들도 메이크업 시대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의 남성 소비자를 위한 공간 ‘그루밍존’. 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드러그스토어 올리브영의 남성 소비자를 위한 공간 ‘그루밍존’. CJ올리브네트웍스 제공
11일 온라인쇼핑몰 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색조 메이크업의 남성 구매율이 전년과 비교해 1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촉촉하면서도 혈색 있어 보이는 입술을 만들어주는 립밤과 립글로스 제품은 전년 대비 231% 증가했다. 화장품과 메이크업 도구를 담아 쓰는 ‘화장품파우치’도 같은 기간 110% 늘었다.

 40∼60대 남성들의 구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피부 톤을 균일하게 만들어주는 에어쿠션·팩트는 50대의 구매가 7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대와 30대 남성의 구매가 각각 23%, 30%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50대의 증가폭이 훨씬 큰 것이다. 잡티를 가려주는 스킨커버와 컨실러 제품의 경우에도 50대의 구매가 48% 늘어나 연령대별 증가폭이 가장 컸다. 40대 남성은 기름종이(122%)와 메이크업 정리함(128%) 구매가 다른 연령대에 비해 많았다.

 이목구비를 또렷하게 만들어주는 메이크업 제품들은 40∼60대 남성 사이에서 단연 인기다. 속눈썹영양제는 전체 남성의 구매가 약 64% 늘어났는데, 50대는 구매 증가율이 117%에 달했다.

 눈매를 살려주는 속눈썹 뷰러와 고데기의 경우엔 60대 남성의 구매가 1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20대의 구매가 고작 6% 늘고, 30대 남성의 구매는 오히려 5%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눈썹정리 제품도 50대의 구매가 83% 늘었다. 옥션 관계자는 “나이가 들수록 눈썹 등 이목구비가 흐려진다. 이를 뚜렷하게 만들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기 때문에 중년 남성의 구매가 늘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 남성 맞춤 제품에 맞춤 매장까지

 아재들이 화장품 구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업체들도 남성 고객을 잡기 위해 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

 아이오페는 피부 에너지를 충전해주는 안티에이징 에센스 ‘맨 바이오 에센스 인텐시브 컨디셔닝’을 지난해 7월 출시했다. 피부 항산화에 도움을 주는 성분이 들어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제품이다. 젊고 세련된 외모를 추구하는 중년 남성이 많이 구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이오페는 아예 남성을 위한 쿠션 선블록 제품인 ‘맨 에어쿠션’도 출시했다. 피지조절과 모공을 커버하는 기능이 포함돼 있다. LG생활건강의 남성 화장품 브랜드 ‘보닌’이 출시한 ‘보닌 더 스타일 에센스’는 주름개선과 항산화 효능을 강화한 제품이다.

 드러그스토어인 올리브영은 매장 안에 남성 전문 제품만을 모아둔 ‘그루밍존’을 따로 만들었다. 남성들이 스킨케어, 헤어, 메이크업 제품을 남들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껏 체험해보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공간이다. 지난해 12월 30일 문을 연 부산 중구의 올리브영 광복본점에는 그루밍존 안에 거울과 세면대를 설치했다.

 김강호 올리브영 상품기획자(MD)는 “최근에는 남성용 스킨케어와 메이크업 제품뿐만 아니라 다리털 숱 제거기나 코털 제거기와 같은 남성전용 뷰티 소품까지, 제품 종류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해진 제품 종류에 맞춰 매장 인테리어와 진열 방식도 세분되고 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
#그루밍족#남성화장품#브로우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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