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 주거안정]도시에 방치된 교도소, ‘흉물’에서 ‘랜드마크’로 재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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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이 단지별 스토리

토지지원 뉴스테이: 옛 남부교정시설 부지

 서울 구로구 고척동에는 흉물로 방치된 교도소가 있다. 바로 옛 남부교정시설이다. 남부교정시설은 1949년 ‘부천형무소’로 개소하여 2011년 10월 구로구 천왕동으로 이전하기까지 약 62년간 교정업무를 수행했다. 그런데 이전한 지 약 5년 이상이 지난 지금도 교정시설 부지는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그 이유는 개발에 나서는 사업자가 없기 때문이다.

 경제 대내외적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에 토지비만 약 5000억 원, 총사업비 1조4000억 원에 달하는 사업을 전적으로 민간에서 추진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결국 옛 남부교정시설 부지는 미개발지로 남게 되었고,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슬럼화 문제가 집중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올해 4월 28일 지역 주민들은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된다. 정부가 토지지원 방식을 통해 이 부지 개발에 나선다는 것이다. 토지지원 방식이란, 주택도시기금이 설립한 리츠가 토지를 매입하여, 임대주택 사업자에게 토지를 저렴하게 임대하는 사업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을 적용하면 사업자는 총사업비의 40%에 달하는 토지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정부가 사업자 대신 토지를 구입해서 저렴하게 임대해주기 때문이다. 정부는 낙후된 구도심을 재생하고 임대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입주자는 저렴한 토지임대료 덕택에 10% 이상 저렴한 임대료로 임대주택에 거주할 수 있다.

 약 3만2000평에 달하는 제1호 사업지인 남부교정시설 부지에는 약 2300채의 뉴스테이와, 대형 상업시설이 복합 개발될 예정이다. 지역의 ‘흉물’에서 도시의 ‘랜드마크’로 재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정부는 토지지원 방식을 적용한 제2호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제2호 사업으로는 경기 고양 지축 지축동, 서울 양원 망우동에 뉴스테이 약 900채를 공급할 계획이다.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관악 강남아파트

관악 강남아파트 개발 전.
관악 강남아파트 개발 전.
 강남아파트는 1974년에 준공한 아파트로 벌써 42년이나 되었다. 벽체에는 어디서나 균열현상을 발견할 수 있으며, 15년 전 재난위험시설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고 서울시와 주민들이 보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여 년 전부터 재건축을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이권에 따르는 다양한 잡음과 부동산 시장침체로 인해 재건축은 성공하지 못하였고, 강남아파트는 도시 흉물의 상징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런 강남아파트에 최근 낭보가 들려왔다. 재건축사업이 극적으로 재개된 것이다. 바로 뉴스테이를 재건축 사업과 연계하는 국토부의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 공모에 선정된 것이다.

옛 남부교정시설 개발 후.
옛 남부교정시설 개발 후.
 국토부의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은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조합원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가 매입하여 뉴스테이로 공급하는 사업이다. 이때 임대사업자가 원활하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뉴스테이를 공급하기로 한 정비구역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주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일반분양분을 공급한다.

 조합은 조합원 분양분을 제외한 일반분양분을 임대사업자에게 통으로 매각함으로써 안정적인 사업비 조달이 가능하다. 강남아파트 조합은 금년 8월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에 선정되고 나서 임대사업자 선정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임대사업자가 선정되는 내년 2월부터 강남아파트 뉴스테이는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종전 부동산 활용 촉진지구: 용인언남지구


 올해 6월 말, 3차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공급촉진지구 후보지 중 하나로 발표된 용인언남지구는 당초 경찰대와 법무연수원이 위치하였던 종전 부동산으로 2013년 3월 의료단지로 조성될 계획이 수립되었다. 그러나 사업자를 찾지 못해 펜스로 둘러싸여 지역 내에서 방치된 상태였다.

 그러나 지구지정을 통하여 90만5000m²에 달하는 부지에 총 6500채가 들어서게 될 경우(뉴스테이 3700채), 용인지역의 전세난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뿐만 아니라 지역 공동화 방지에도 기여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기존 경찰대 시설 중 운동장 등 일부 시설과 부지 8만 m²는 존치시켜 용인지역 주민들을 위한 문화공원으로 계획하는 등 공급촉진지구가 지역의 활력 장소로 거듭나게 된다. 이를 위하여 도시재생적 기법도 함께 검토될 예정이다. 전면 철거가 아닌 도시재생적 기법으로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경찰대의 역사성을 보존하면서도 주민들 간의 소통과 교류가 가능한 장소로 탈바꿈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부지 뉴스테이.
하나은행부지 뉴스테이.


도심형 뉴스테이: 하나은행부지 뉴스테이

 도심형 뉴스테이는 젊은 직장인, 신혼부부 등 1∼2인 가구를 위한 임대주택이다.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최근 30년(1985∼2015년) 동안 1∼2인 가구 비율은 18.8%에서 53.4%로 약 2.8배로 증가하였다. 이는 자연스럽게 1∼2인 가구를 위한 주택 수요 증가로 연결되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3월 14일 하나금융지주와 업무협약을 체결하여, 약 1만 채의 도심형 뉴스테이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이미 첫 삽도 떴다. 9월 9일 대구 대명지점을 시작으로 부산 양정·광안지점, 대구 기업금융센터(포정동)지점에 약 700채의 임대주택이 착공하였고, 2018년 11월부터 입주가 시작될 계획이다. 해당 단지에는 사회 초년생, 신혼부부 등 다양한 주거수요를 고려해 원룸, 투룸, 스리룸 등 다양한 평면이 배치되었다. 또한 생활비 경감을 위해 입주자에게 저가 인터넷, 카셰어링도 제공된다.

 

주거서비스: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LH 1차 뉴스테이 공모 사업으로 건설 중인 경기 화성동탄2지구 내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2018년 2월 입주 예정)는 뉴스테이만의 차별화된 주거서비스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행복마을 푸르지오 뉴스테이에서는 총 6가지 마을공동체 프로그램이 계획·준비되고 있다. Let’s Study, Let’s Care, Let’s Cook, Let’s Garden, Let’s Share, Let’s Play가 바로 그것이다.

 행복마을 푸르지오 뉴스테이에서는 어학, 전통문화 등 어린 자녀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배움과 가르침을 실현할 수 있다(Let’s Study). 또한 국공립 어린이집, 다양한 영유아 프로그램 등을 통해 아이 키우기 좋은 보육환경을 누릴 수 있다(Let’s Care). 그뿐만 아니라, 이웃과 함께 요리강좌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공동으로 조리할 수 있는 열린 주방을 운영한다(Let’s Cook).

 입주민들이 직접 조경을 가꾸고 텃밭을 일굴 수 있는 환경을 단지 차원에서 제공하여 재배교육 및 영농조합 운영도 이루어진다(Let’s Garden). 자동차, 자전거, 물품 등을 함께 나눠쓰고 관리하며 공유경제를 실천할 수도 있다(Let’s Share). 마지막으로 피트니스, 패밀리룸, 캠핑장 등 이웃과 함께 사용할 수 있는 공간도 단지 계획 단계부터 반영되어 있다(Let’s Play).

 이런 다양한 마을 공동체 프로그램들은 입주민들의 재능기부를 통해 자발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2015년 12월 진행되었던 동탄 행복마을 푸르지오 입주자 모집 당시, 재능기부자 특별공급 20채에 대해서는 영어특기자, 중국어특기자, 요리특기자, 학습지도특기자(교원자격증 보유자) 등 다양한 분야의 재능 나눔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청약을 신청하였다.

협동조합형 뉴스테이


 협동조합 뉴스테이는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 공익법인이 공급하는 민간임대주택이다. ‘정부’ ‘기업’에서 ‘공익법인’으로 임대주택 공급 주체가 확대된 것이다. 구체적 사업구조는 다음과 같다.

 먼저, 주택도시기금(국가)와 공익법인(협동조합, 사회적 기업)의 출자로 설립된 리츠가 임대주택을 건설한다. 여기서 사업 주관사는 공익법인이 된다. 다음으로, 공익법인이 향후 입주민으로 구성될 ‘주택협동조합’을 설립한다. 그리고 해당 조합의 정관에 동의하는 자를 대상으로 공개 추첨을 통해 입주자를 모집하게 되고, 입주자로 선정되어 조합 출자금을 납부하면 입주민이자 협동조합원의 자격이 부여된다. 마지막으로, 입주민으로 구성된 주택협동조합이 사업주관사인 공익법인의 지분을 인수하여 임대주택의 관리 주체가 된다.

 조합원(입주민)이 의사결정을 하므로, 입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아파트 단지를 관리하고, 주거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다. 덤으로, 다양한 주거서비스를 통해 적정임금을 제공하는 사회적 일자리도 창출할 수 있다.

 정부는 금년 7월 고양 지축 지축동(B-7블럭), 남양주 별내(A1-5블록)를 협동조합 뉴스테이 시범사업지로 선정하고 약 1000채의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황효진 기자 herald99@donga.com
#뉴스테이#주거#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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