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두 하나 팔아 年매출 1000억… 후끈 달아오른 냉동만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2년새 시장규모 11% 급성장
CJ, 갈아서 만든 만두소 대신 썰어넣는 방식 택해 대성공

 직장인 백성훈 씨(31)는 이른바 ‘혼밥혼술족’이다. 퇴근 후 집에서 즐기는 식사의 주요 메뉴 중 하나는 냉동만두다. 조리가 간단하면서도 그럴싸한 맛을 낸다는 게 애용하는 이유다. 백 씨는 “돈가스 등 다른 냉동식품에 비해 만두는 밖에서 사먹을 때와 집에서 해먹을 때 맛 차이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귀찮을 때는 냉동만두를 봉지째 전자레인지에 넣고 돌려 먹기도 한다.

 백 씨처럼 혼밥혼술족을 중심으로 냉동만두를 찾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7일 시장조사회사 링크아즈텍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냉동만두 시장 규모는 2963억 원으로 2014년 같은 기간(2672억 원)보다 10.9% 커졌다. 2013년부터 매년 5% 이상 확대되는 추세다.

 시장이 커진 것은 냉동만두가 과거에 비해 눈에 띄게 진화했기 때문이다. 과거 냉동만두는 만두소가 부실해 아무리 먹어도 배가 차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인식을 깬 것이 CJ제일제당이 2013년 12월 내놓은 ‘비비고 왕교자’이다. 비비고 왕교자는 속에 들어가는 고기와 채소를 각각 썰어 넣었다. 고기와 채소를 한꺼번에 갈아 넣었던 종전 냉동만두에 비해 재료의 식감을 살렸다. 속도 두툼해졌다. 직접 빚은 만두와 같은 맛을 낸다는 입소문이 퍼지며 인기를 끌었다. 비비고 왕교자의 올 1∼11월 매출은 1000억 원을 넘어섰다. 식품업계에서 단일 브랜드로 1000억 원 이상 매출을 올리는 것은 대형 히트 상품의 척도로 여겨진다. 국내 최대 식품회사인 CJ제일제당에서도 연매출 1000억 원 이상인 상품은 햇반, 스팸 등 4개뿐이다.

 냉동만두의 진화는 다른 업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비비고 왕교자가 나오기 전까지 ‘고향만두’로 냉동만두 시장 1위였던 해태제과는 올해 5월 ‘왕교자 골드’를 선보였다. 신세계푸드는 10월 자체 식품 브랜드인 ‘올반’ 1호 상품으로 만두 속 육즙을 보존하는 특허 기술을 출원한 ‘육즙 가득 왕교자’를 내놓았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냉동만두#cj#만두소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