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 CEO’ 구본무… 지리車 경영진 만나 부품공급 협의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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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中대륙 공략 전방위 지원

 
구본무 LG그룹 회장(사진)이 최근 방한한 중국 지리(Geely)자동차 최고경영진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세계 최대 친환경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을 공략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는 LG전자 VC사업본부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전방위 지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내 모처에서 중국 토종 완성차 업체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받는 지리자동차 최고경영진과 회동을 갖고 차량용 배터리 및 자동차 전장(電裝) 부품 공급 확대와 관련한 논의를 했다. 이 자리에는 LG전자 VC사업본부 이우종 사장 등도 배석했다.

 지리자동차는 2010년 3월 스웨덴 볼보자동차 지분 100%를 18억 달러(약 2조1500억 원)에 인수해 자동차 업계에서 주목을 받았던 회사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리자동차는 LG전자가 자동차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주요 고객사 중 한 곳”이라고 말했다.
○ LG전자 부품 기술력 자신

 
지리자동차 최고경영진은 1박 2일 일정 동안 LG그룹 전장 사업의 전략 및 연구개발(R&D)을 총괄하는 인천캠퍼스와 서초 R&D 캠퍼스 등을 둘러본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 입장에서는 VC사업본부 핵심 공간을 보여준 셈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직접 나서 지리자동차 최고경영진을 만나고, VC사업본부 심장부라 할 수 있는 공간을 소개한 것은 그만큼 LG전자 VC사업본부 부품 기술력을 인정받고 싶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동차 부품 사업은 품질이 곧 이용자 안전과 직결되는 만큼 얼마나 오랜 기간 사업 경험을 쌓았는지가 공급사 결정의 주요 요소로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LG전자 VC사업본부는 이제 막 시장에 이름을 알린 ‘초년병’이다. 미국 자동차 업체 GM과 쉐보레 볼트 EV 공동 개발에 합의해 핵심 부품과 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은 성과도 사실 LG전자 부품 기술력보다는 LG화학 배터리 경쟁력 덕분이었다는 것이 시장의 지배적 견해다. 이번 지리자동차 방한 일정이 부품 R&D 관련 위주로 짜인 것은 부품 경쟁력 성과를 강조하겠다는 LG전자의 의지가 강하게 반영됐다는 뜻이다.
○ 놓쳐선 안 되는 중국 시장

 
중국 지리자동차가 지난해 공개한 전기차 ‘디하오EV’ 모습. 사진 출처 지리자동차 홈페이지
중국 지리자동차가 지난해 공개한 전기차 ‘디하오EV’ 모습. 사진 출처 지리자동차 홈페이지
미래 먹거리로 자동자 부품 사업을 지목한 LG그룹 입장에서 중국은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다. 중국은 이미 글로벌 전기차 판매의 40% 가까이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이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된 전기차(54만8000대) 중 20만7000여 대가 중국에서 팔렸다. 올해 상반기(1∼6월)에만 지난해 중국 전기차 판매량과 맞먹는 15만 대가 팔렸다.

 중국 완성차 업체 중에서도 지리자동차는 가장 빠르게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곳이다. 지난달엔 ‘링크&코’라는 독자 브랜드를 갖고 유럽 진출을 선언했다. 순수 전기차 분야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을 발표한 뒤 연구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리자동차 측은 “2020년까지 신에너지 자동차 판매 비중을 90%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이 중 순수 전기자동차의 판매 대수는 35%까지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LG전자는 올해 9월 중국 난징에 약 2만4000m² 규모로 자동차 전장 부품 공장을 준공해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LG화학도 배터리 생산 공장(약 2만5000m²)을 운영 중이다. LG그룹은 LG화학이 배터리를 생산하면 LG전자가 이를 받아 배터리팩으로 조립해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유기적 생산체계를 갖추겠다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난징(南京)에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lg전자#구본무#지리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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