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 로드테스트] 1회 충전 191km 쌩쌩…중장거리 전기차 시대 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6년 10월 24일 05시 45분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 번 충전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 최장거리인 191km를 갈 수 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250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한 번 충전으로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 중 최장거리인 191km를 갈 수 있다. 정부·지방자치단체의 지원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2500만원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

리얼로드테스트의 23번째 주인공은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1회 충전 주행거리 191 km로 국내에 정식 판매되고 있는 경쟁 전기차들 중 최장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28kWh의 고용량 리튬이온폴리머배터리 탑재, 고효율 전기차 시스템, 알루미늄 소재 적용 등 차량 경량화 기술, 공기 저항을 최소화한 에어로 다이내믹 디자인 등을 통해 전기차 주행거리에 대한 일반 소비자들의 걱정을 획기적으로 줄인 모델이다. 프로 드라이버와 모터스포츠, 자동차 전문기자가 각자의 시각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입체 평가했다.

저속부터 고속까지 균일하면서 빠른 가속력
자동차 특성상 제동할 때 약간 밀리는 느낌

■ 장순호 프로레이서

일반 도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에코모드에서의 가속 성능은 약간 둔하지만 부드럽고, 스포츠 모드에서는 가속 패달을 밟는 양에 따라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가속이 된다. 정차상태에서 풀가속을 하면 강한 토크를 느끼면서 빠르게 치고 나가며, 주행 중 순간 가속을 할 때는 놀라울 정도로 민첩하고 빠르다. 특히, 중·고속에서도 가속토크가 떨어진다는 느낌이 전혀 없으며 균일하면서도 빠른 가속력이 매우 만족스럽다. 전기차의 특성 때문인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뗐을 때 엔진브레이크가 약한 편이어서 공도주행에서는 편안함과 정숙성을 높여준다. 하지만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기고자 한다면 회생제동 패들 시프트를 활용하여 3단계로 조절하면서 엔진브레이크를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주행 중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반응 속도는 빠르지만 코너를 돌아나갈 때 약간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인다. 서스펜션의 밸런스는 약간 하드한 편이며, 좌우로 움직이는 롤링이 적어 고속주행에서 코너링 한계 스피드가 높은 편이다. 쇽업쇼바가 눌리는 범프의 특성이 강해서 주행 중 노면에서 충격을 받으면 강한 바운딩이 일어나긴 하지만 복원 스피드가 빨라 오히려 빠르게 자리 잡는다. 코너 진입 시에는 엔진브레이크가 약한 것 때문에 언더스티어 현상이 더 자주 일어난다. 이 경우 회생 제동 패들 시프트를 취향에 맞게 단수를 조절하여 주행하면 안정감 있는 주행이 가능하다.

공도주행에서 제동을 하면 부드럽고 편안하지만 엔진브레이크의 부하가 적어 약간 밀리는 느낌이 든다. 이는 자동차의 특성이므로 브레이크 패달을 좀 더 강하게 밟아주는 습관이 필요하다. 주행 중 급제동 시 강하게 브레이크를 밟으면 차량 쏠림이 적고 빠르고 정확하게 잘 선다. 패들 시프트를 함께 활용해서 제동을 한다면 더 빠른 제동 성능을 만끽할 수 있다.

0rpm부터 최대토크…디젤차 부럽지않은 힘
일반 자동차와 완전 다른 구조…변속충격 無

■ 김기홍 지피코리아 편집장

전기차는 파워가 부족한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은 기우였다. 펀투드라이브 요소를 충분히 갖췄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고출력은 120마력, 최대토크는 30kgf·m이다. 시동을 켜고 출발과 동시에 최대토크가 발휘돼 디젤차를 능가하는 강한 힘을 느낄 수 있다. 통합주행모드 시스템을 적용해 에코, 노멀, 스포츠 등 3가지 모드로 주행이 가능하다. 새로운 재미도 곳곳에 숨어 있다. 엔진이 달린 자동차가 필수로 갖추고 있는 미션 변속기 시스템도 완전히 다르다. 기어 단수가 없으니 변속충격도 없다. 드라이브와 리어, 파킹 모드도 버튼식이다. 핸들 뒤에 달린 패들은 변속을 위한 게 아니라 에너지 재생의 역할을 한다.

일반 자동차의 패들시프트처럼 왼쪽 패들을 당기면 마치 시프트다운처럼 rpm이 오르는 듯한 시승감을 준다. 물론 실제로는 남는 운동에너지를 배터리로 옮기는 구조다. 주행연비는 전기 1KW당 8.1km 정도가 나왔다. 에어컨과 통풍시트를 켜고 맘껏 달린 연비다. 이미 출시된 국산 전기차보다 50∼100km는 더 달릴 수 있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다.

아이오닉 일렉트릭 시승에서 무엇보다 놀란 건 넘치는 토크다. 웬만한 디젤과 맞먹는 토크 수치지만 반신반의 했던 게 사실. 하지만 스타트부터 휠스핀이 일어날 만큼 순간적인 힘이 좋았다. 오히려 디젤엔진 차들이 빨라야 1600∼1700rpm부터 최대토크를 내는 것과 달리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0rpm부터 최대토크를 뿜는다. 중속에서 고속으로 넘어가는 구간과 주행 중 가속이나 언덕 구간이 긴 고속도로 구간에서도 큰 무리는 없었다. 출발에서 저속, 중·고속을 넘어갈 때도 순간적인 힘과 지속적으로 밀어주는 출력은 합격점이다. 아반떼 가솔린이나 디젤 모델과 비교해도 부족하지 않은 주행감성을 갖췄다.

연비주행 땐 이론상 316km 주행 가능
전기차만의 탁월한 정숙성은 최고장점

■ 원성열 스포츠동아 기자


현대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전기차 대중화의 첨병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주행거리에 있다. 현대차의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의 전기차 버전인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국내 최장 1회 충전 주행 거리인 191km(도심 206km/고속도로 173km)를 자랑한다. 공인 복합연비 수치상으로는 서울에서 대전(190 km), 평창(184km)까지 갈 수 있는 주행거리다. 방전 걱정을 하며 시내 주행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중장거리 주행까지 가능한 전기차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전기차도 가솔린이나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과 마찬가지로 급가속을 삼가고 예측 운전을 통해 탄력 주행을 이어나가면 연비가 좋아진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장 주행거리는 복합 기준 191km지만, 회생제동을 활용하며 연비 주행을 한 결과 평균 연비 11.7km를 기록할 수 있었다. 이를 총 주행 가능 연비로 환산하면 약 315.9km에 이른다.

물론 연비를 의식하지 않고 스포츠 주행을 하면 연비는 6∼7km대로 뚝 떨어진다. 하지만 연비 위주의 주행 습관을 들이면 전기차 구매를 꺼리게 되는 가장 큰 이유인 총 주행거리를 충분히 늘릴 수 있다.

전기차에 대한 편견 중 하나는 천천히 달릴 수밖에 없는 차라는 오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고 출력은 120마력, 최대 토크는 30kgf·m이다. 2.0 디젤 엔진 수준의 토크를 통해 스포츠 주행도 충분히 가능하다. 특히 0rpm에서부터 최대 토크가 발휘되기 때문에 순발력이 매우 뛰어나다.

정숙성도 높다. 엔진이 없기 때문에 엔진 소음 자체가 들리지 않는데다 전기차에 최적화된 미쉐린 타이어, 차음 윈드 실드 적용 등으로 탁월한 정숙성을 경험할 수 있다. 이처럼 조용하고 쾌적한 주행 감성은 전기차가 아니면 절대 느낄 수 없다.

■ UP&Down

● UP

1. 한 번 충전으로 191km 주행 가능. 국내 전기차 최장 주행거리
2. 초·중·고속 영역을 가리지 않는 기대 이상의 가속 성능
3. 전기차에서만 누릴 수 있는 탁월한 정숙성

● Down


1. 확대되고는 있지만 여전한 충전 인프라 미비.
2. 전기차 특성상 약간 밀리는 느낌의 제동력
3. 에코모드에서의 가속 성능은 둔한 편
■ 경쟁 모델은?


1. 르노삼성 SM3 Z.E.

SM3 Z.E.의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135km다. 최대 모터파워 70kW, 최대 토크 226Nm로 출발과 동시에 최대 토크를 발휘해 강력한 초기 가속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30km/h 이내로 주행 시 가상의 엔진 사운드를 내는 Z.E. 보이스 기능을 탑재했다.


2. 닛산, 리프

세계 최초의 양산형 전기차로 세계 판매 1위다. 전기 모터는 최고출력 80kW(109마력), 25.9kg·m(254Nm)의 힘을 발휘한다.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유사한 수준의 순간 가속력을 낼 수 있다. 배터리를 완전 충전할 경우 최대 132km까지 주행이 가능하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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