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 한국’… 국가경쟁력 26위, 노사협력 135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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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 ‘2016 경쟁력 평가’

 
한때 ‘세계 톱10’을 넘봤던 한국이 올해 세계경제포럼(WEF) 국가경쟁력 평가에서 3년 연속 26위로 제자리걸음을 했다. 투쟁 일변도의 노동운동과 경직된 임금체계, 아프리카 우간다보다도 못한 후진적 금융시장이 국가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올해는 조사 대상국이 지난해보다 2개국 줄어 사실상 뒷걸음질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기획재정부가 올해 WEF 국가경쟁력 평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한국은 세계 138개국 중 26위를 기록했다. 1위는 스위스가 차지했고 일본은 8위, 중국은 28위에 올랐다.

 한국은 2007년 평가에서 역대 최고인 11위에 오르며 톱10 진입을 넘봤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2011년 24위까지 밀린 후 이듬해 19위로 순위가 반짝 개선됐지만 2013년 25위로 미끄러졌다. 2014년부터는 26위에 계속 머물고 있다.

 한국은 △기본요인(거시경제·인프라) △효율성 증진 △기업혁신 및 성숙도 등 3대 평가 분야 중 가중치가 50%로 가장 높은 효율성 증진 분야에서 26위로 전년 대비 한 계단 하락했다. 기본요인에서도 18위에서 19위로 밀렸다. 기업혁신 및 성숙도는 전년과 같은 22위였다.

 한국은 효율성 증진 분야 중 특히 ‘노동시장 효율성’과 ‘금융시장 성숙도’ 부문에서 크게 뒤떨어졌다. 노동시장 효율성은 지난해 83위에서 올해 77위로 소폭 올랐지만 일부 세부 평가 항목에선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했다. ‘노사 간 협력’은 138개국 중 135위로 거의 꼴찌나 마찬가지였고 ‘고용 및 해고 관행’은 113위, ‘정리해고 비용’은 112위,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은 90위에 그쳤다.

 금융시장 성숙도는 올해 7계단 상승했지만 우간다(77위)보다 낮은 80위에 머물렀다. ‘대출의 용이성’(119위→92위), ‘은행 건전성’(113위→102위) 등도 순위가 다소 상승했지만 여전히 하위권이었다.

 기업혁신 및 성숙도 분야에서는 ‘기업혁신’ 부문이 지난해 19위에서 올해 20위로 떨어졌다. 또 ‘기업의 혁신능력’(24→30위), ‘과학연구기관 수준’(27→34위), ‘기업의 연구개발(R&D) 지출’(21→23위) 등 대부분의 지표가 하락세를 면하지 못했다.

 한국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평가된 부문은 기본요인 중 ‘거시경제’로 순위가 지난해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한국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7%에 머문 것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율’에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국가저축률(14위→8위)도 양호한 편이었다.

 한편 스위스와 싱가포르, 미국이 지난해에 이어 각각 1, 2, 3위를 지켰다. 상위권 국가들은 공통적으로 노동 및 금융시장 효율성, 기업혁신 등의 부문에서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노동·금융 부문이 구조적으로 취약하고 기업혁신·성숙도 분야는 정체돼 있다”며 “노동·금융 등 4대 구조개혁과 산업개혁의 지속적 추진을 위한 과감하고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매년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려 ‘다보스포럼’으로도 불리는 WEF는 저명한 기업인, 경제학자, 정치인 등이 모여 세계 경제 문제를 토론하는 민간회의체다. 이 기구는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WB) 등 국제기구의 통계자료와 저명한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매년 각국의 국가경쟁력을 평가해 발표한다.

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파업#국가경쟁력#노사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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