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큰손 고객 잡는 ‘백화점 놀이시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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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데리고 놀러왔다 쇼핑 즐겨… 유통업계 영-유아 공간 확대 경쟁

올해 2월 선보인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의 어린이 놀이시설 ‘리틀란드’. 아이를 맡아주는 육아 서비스도 제공한다(위 사진). 올해 6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뽀로로 빌리지’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올해 2월 선보인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의 어린이 놀이시설 ‘리틀란드’. 아이를 맡아주는 육아 서비스도 제공한다(위 사진). 올해 6월 문을 연 신세계백화점 김해점 ‘뽀로로 빌리지’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4세 딸을 둔 주부 이정민 씨(32)는 최근 딸과 함께 집 근처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을 자주 찾는다. 쇼핑 때문만이 아니다. 이 씨는 “요즘은 봄 여름 가을 할 것 없이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 늘어 실내 놀이시설에 관심이 많아졌다”며 “백화점에 아이는 맘껏 뛰어 놀 수 있고, 그 사이 엄마는 쇼핑할 수 있도록 한 놀이시설이 생겨 동네 엄마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최근 이 씨처럼 백화점 놀이시설을 찾는 부모가 늘고 있다. 엄마도 아이도 즐길 수 있으면서 미세먼지 같은 날씨 변수를 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백화점과 복합쇼핑몰 등 유통업체들이 영·유아를 위한 놀이시설 면적을 늘리는 이유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아이와 엄마가 가면 아빠 고객도 따라오는 장점이 있다.

발 빠르게 아이와 엄마 고객에게 눈을 돌린 곳은 신세계백화점이다. 올해 2월 증축 공사를 마친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강남점에 놀이 공간 ‘리틀란드’를 선보였다. 일반 의류매장의 3∼4배 크기인 284m²(약 86평) 규모의 공간에 미취학 아동들이 좋아할 만한 미끄럼틀, 장난감, 인형 등을 모아 놨다. 업계 최초로 아이를 돌봐주는 서비스도 있다. 20여 명의 육아 전문가가 상주하고 있어 만 3세 이상이라면 아이를 맡겨 놓고 부모는 자유롭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2월 개장 이후 어린이 4만 명이 찾아왔는데 이는 강남점 역대 최다 누적 고객”이라며 “함께 온 부모까지 고려하면 리틀란드 하나로 10만 명 이상이 찾은 셈”이라고 말했다.

놀이·문화시설이 부족한 지역에는 백화점 어린이 놀이시설이 고객을 끌어 모으는 데 효자노릇을 톡톡히 한다. 8월 문을 연 현대백화점 판교점 현대어린이책미술관은 신도시 일대 30대 젊은 부부를 주요 고객층으로 끄는 데 한몫했다는 평을 듣는다. 개장 후 1년 동안 이곳을 방문한 누적 고객이 20만 명을 넘었다. 신세계도 올해 6월 김해점에 ‘뽀로로 빌리지’를 냈더니 30대 고객이 다른 점포보다 15% 이상 많았다. 신세계는 올해 12월 문을 열 대구점에도 3000평에 이르는 공간에 수족관과 테마파크를 선보일 계획이다.

유통업체들은 어린 자녀를 둔 30대 고객이 자녀뿐 아니라 자신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신세계백화점의 연령대별 매출 비중이 30대가 30.6%로 40대(28.3%)보다 높았다. 신세계 측은 “30대 고객 중에서도 맞벌이 부부는 가처분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고, 주말마다 반드시 놀거리를 찾아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다”며 “30대 고객을 모을 수 있는 어린이 놀이시설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백화점#키즈맘#3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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