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100억 들여 제약-바이오 벤처 육성

  • 동아일보

창업투자사 ‘한미벤쳐스’ 설립… “신약후보물질 발굴기업 집중 투자”

지난해 기술 수출 대박을 터뜨린 한미약품이 ‘제2의 한미약품’을 발굴하기 위해 제약·바이오벤처를 지원하는 100억 원 규모의 창업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제약업계에서 설립된 창투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한미약품은 4일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과 한미IT 등 그룹 관계사가 100억 원을 출자해 ‘한미벤쳐스’를 설립했다”고 밝혔다. 한미벤쳐스의 대표는 임 회장의 둘째 아들인 임종훈 한미IT 대표이사(39)가 맡았다. 제약업계에서는 1997년 종근당(CKD창업투자)이 1997년, 동아쏘시오홀딩스(NS인베스트먼트)가 지난해 창투사를 만든 바 있지만 자본금 규모는 각각 70억 원과 30억 원으로 한미벤쳐스에 미치지 못한다.

한미벤쳐스는 초기 단계의 유망신약 후보물질을 발굴하는 신생 제약·바이오 업체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신약 기초연구를 하고 있는 벤처회사가 도움을 요청하면 한미벤쳐스가 투자한다. 신약 물질이 상용화 가능성이 있거나, 어느 정도 개발이 진행된 상태면 한미사이언스나 한미약품이 직접 투자한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11월 국내 제약업계에서 최대 규모인 5조 원대의 당뇨병 치료제 기술 이전 계약을 글로벌 제약회사 사노피와 맺었다. 또 일라이릴리, 베링거인겔하임 등 다국적 제약사들과 기술계약을 체결하는 등 총 8조 원의 기술 수출을 성사시켰다. 당시 한미약품은 수출 대박의 비결로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을 꼽았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한 기업이 연구개발(R&D) 중 얻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외부에 공개해 기업 간 시너지를 내는 방식으로 기술 이전, 합작벤처 설립, 인수합병(M&A) 등이 모두 포함된다. 이런 오픈 이노베이션을 진전시키기 위해 한미벤쳐스를 설립했다는 것이 한미 측의 설명이다.

임종훈 한미벤쳐스 대표이사는 “한미벤쳐스는 오픈 이노베이션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라며 “역량 있는 제약 바이오 스타트업 기업들과 한미약품이 동반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한미약품#한미벤쳐스#신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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