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을 앞두고 글로벌 금융시장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찬반 국민투표를 앞두고 파운드화의 움직임이 순탄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미 금리인상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굵직한 이벤트가 6월 글로벌 금융시장을 지배할 것으로 보고 있다.
○ 세계가 주목하는 6월 FOMC
27일(현지 시간)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수개월 내 금리인상이 적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블룸버그 달러지수는 1년 8개월 만에 최대폭(0.5%)으로 상승했다. 반면 올 초 이후 강세를 보여 온 금 현물은 3개월 만에 최저치인 온스당 1208.9달러로 주저앉았다. 30일 한국을 방문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6, 7월 금리인상 가능성에 대해 “올 2분기(4∼6월) 경제지표 반등 등 명확한 회복 신호를 볼 때까지 모든 데이터를 검토할 것”이라며 금리인상 가능성을 열어뒀다.
미국 연방기금선물금리 기준 6월 금리인상 확률은 26일 26.3%에서 하루 만에 28.1%로 뛰어올랐다. 7월 확률도 같은 기간 56.1%에서 60.7%로 껑충 뛰어 시장은 이미 올여름 미국의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인상이 원자재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는 한편 신흥국의 통화 약세로 인한 글로벌 증시 변동성 확대는 피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는 시점까지는 세계가 FOMC를 주시하며 일희일비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금리인상을 단행하는 연준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금리인상 단행 후 글로벌 금융시장의 흐름은 부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요섭 미래에셋대우 투자전략팀장은 “미 금리인상은 경제회복에 근거하고 있다”며 “최근 5차례 미국이 금리인상을 단행한 후 국제유가와 글로벌 증시가 상승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가능성은 낮지만”…굵직한 변수 ‘브렉시트’
영국의 EU 탈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는 EU 잔류 쪽이 소폭 앞선다. 파이낸셜타임스(FT)의 3월 설문조사에서 45 대 40이었던 여론조사 결과가 4월 말 47 대 40까지 잔류 측이 늘어난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영국 기업인 2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3%가 잔류를, 46%가 탈퇴를 지지할 만큼 찬반 여론은 팽팽하다. 기업인들의 상당수가 EU 탈퇴가 규제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가능성은 낮지만 5월 지방선거 결과 야당의 압승과 영국 독립당의 선전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점이 의외의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영국 재무부는 브렉시트가 현실화되면 2년 뒤 영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현재보다 3.6% 하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편 영국이 글로벌 자산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 전후임을 감안하면 이로 인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다. 또 올 3월과 4월 영국계 자금이 1조8000억 원 이상 코스피로 유입된 만큼 국내 증시의 불확실성 또한 커질 수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글로벌전략실 연구원은 “브렉시트 이슈 이후 약세 속 반등을 시도했던 파운드화의 가치가 다시 하락하고 있다”며 “영국인들의 결정이 나오기 전까지 파운드화는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가며 금융시장의 경계심을 반영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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