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동글동글 귀여운 vs 작지만 단단한… “주행성능도 외관과 딱!”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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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 ‘피아트 500C’와 ‘뉴 미니 컨버터블’ 비교

피아트 500C
피아트 500C
쉬운 말로 ‘오픈카’, 정식 용어로 ‘컨버터블’이라고 불리는 차를 타고 바람을 가르며 해안을 달리는 상상은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것이다. 외국 영화에서는 자주 보이지만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그만큼 눈길을 끌지만 남의 시선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탐낼 만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가격. 보통 스포츠카나 쿠페 차량을 개조해 만들기 때문에 가격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고, 때문에 컨버터블은 재력을 드러내는 ‘과시용’으로 인식돼 온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점차 개성을 중시하고 수입 차 업체에서도 ‘실속파’가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컨버터블에도 대안이 나타나고 있다. 비록 스포츠카가 기반은 아니지만, 운전하면서 직접 바람과 햇살을 즐기기에는 충분한 차들이 있다. 2000만 원대인 피아트 500C와 4000만 원대인 뉴 미니 컨버터블이 바로 그 주인공. 햇살이 내리쬐기 시작하는 봄날, 기자가 두 차의 ‘뚜껑’을 열고 직접 타 봤다.

두 모델은 각각 피아트 500과 미니 3도어를 기반으로 한다. 두 차 모두 뚜렷한 개성으로 각 사의 ‘아이콘’ 역할을 하는 차. 스포츠카와 같은 ‘잘 빠진’ 멋은 아니더라도 피아트는 동글동글 귀여운 매력을, 미니는 작지만 단단한 인상으로 어필한다. 이런 작은 차도 컨버터블 모델이 있다는 점이 보는 사람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기자가 탄 피아트 500C는 하얀색 바탕에 지붕 부분이 붉은 색으로, 전체적으로 깨끗하면서도 포인트가 강조된 느낌이었다. 외관보다 내부가 더 인상 깊었는데, 일반 차들이 대부분 검거나 어두운 색으로 장식된 데 반해 500C는 계기반 주변과 중앙 콘솔 주변은 깨끗한 하얀색으로, 시트 주변은 붉은색으로 장식돼 사실상 경차 크기의 차임에도 “우와” 하는 탄성을 자아낸다. 인포테인먼트 화면은 큼직하고 버튼은 장난감처럼 알아보기 쉽게 배치돼 있다. 평소 ‘작은 수입 차를 굳이 사야 하나’라고 생각하는 기자도 ‘이 정도 디자인 감성이면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00C의 지붕은 딱딱하지 않은 ‘소프트톱’이다. 개폐 버튼을 누르면 두꺼운 천 재질의 지붕이 접히면서 윗부분이 드러난다. 독특한 점은 보통 컨버터블은 유리 외에 옆면 틀(프레임)이 없지만 500C는 틀이 그대로 유지된다는 점. 그 때문에 위와 뒤에서 보면 천장이 열린 것을 알 수 있지만 옆에서는 한눈에 알아채기 힘들다. 아쉬운 점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도심에서 ‘뚜껑열린 차’에 대한 시선이 부담스러운 사람에게는 좋은 점일 수도 있다. 또 그 덕분에 시속 80km로 달리면서도 지붕을 여닫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미니 컨버터블의 지붕도 소프트톱이지만 500C에 비하면 좀 더 기계적인 느낌이다. 조작 버튼을 누르면 지붕이 통째로 들렸다가 뒤쪽에 차곡차곡 접힌다. 이처럼 완전히 지붕을 접으려면 시속 30km 미만으로 달리고 있어야 하지만 선루프처럼 위쪽만 지붕을 여는 것은 언제나 가능하니 굳이 지붕을 다 접지 않아도 좋다. 외관 색상으로는 새로 적용된 ‘캐리비안 아쿠아 메탈릭 컬러’가 잘 어울린다. 경비행기를 연상시키는 미니 특유의 내부 디자인은 달리는 즐거움을 더한다.

뉴 미니 컨버터블
뉴 미니 컨버터블
500C와 미니 컨버터블 모두 소형 4인승 차로 돼 있지만 사실 뒷자리에 사람이 타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특히 500C는 크기만 보면 사실상 경차에 가깝다. 트렁크도 상징적으로만 있다고 볼 정도의 크기. 하지만 두 모델 다 ‘스포츠모드’가 있어 주행의 즐거움을 놓치지 않았다. 1998cc 엔진을 단 미니 컨버터블(쿠퍼S 기준)은 잘 알려진 미니의 강력한 주행 성능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500C의 스포츠모드는 이런 ‘쪼그마한’ 차에 스포츠모드가 있다는 것 자체가 반전인 상황. 하지만 스포츠모드를 작동하면 ‘어쭈, 제법인데?’ 하는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가 힘을 쓰는 듯 조금은 ‘귀여운(?)’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좁은 공간을 요리조리 재빠르게 치고 나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평소 큰 차 운전에 부담을 느낀 운전자라면 훨씬 움직임이 자유롭게 느껴질 것이다.

피아트 500C는 2790만 원으로, 3000만 원 이하로 살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컨버터블이다. 뉴 미니 컨버터블은 쿠퍼가 4190만 원, 쿠퍼S는 4680만 원이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car#피아트#뉴 미니 컨버터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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