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길 “中에 배터리공장 설립 추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이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경영 구상을 밝히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올해 안에 고부가가치 화학, 배터리 등 주요 사업 분야에서 신규 글로벌 파트너링과 인수합병(M&A)을 성사시킬 계획입니다.”

정철길 SK이노베이션 부회장(62)은 20일 서울 종로구 종로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와 다른 힘든 환경의 ‘뉴노멀(New Normal)’이지만 어떻게 적응하고 이기느냐에 따라 더 성장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 부회장은 “알래스카라고 일 년 내내 겨울인 것도 아니고 꽃도 핀다”며 “호황일 땐 다른 회사보다 많은 이익을 창출하고, 불황일 땐 가장 적게 (경기의) 영향을 받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14년 12월 SK이노베이션 사장에 선임된 그는 지난해 12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정 부회장은 향후 사업 방향으로 △고부가가치 제품 △비(非)전통자원 △글로벌 파트너링(해외 기업과의 합작) △중국과 미국 중심 사업개발 강화 등 4가지를 제시했다.

○ 중국 중심으로 배터리 및 화학 사업 강화

정 부회장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중국 중심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배터리 제조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올해 중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배터리 핵심 소재인 리튬 2차전지 분리막(LiBS) 사업은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라며 “세계 2위인 시장 점유율을 1위로 끌어올리겠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사업이 LG화학이나 삼성SDI 같은 경쟁사에 비해 뒤처진 게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다.

“뒤처졌다는 게 사실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전기차 배터리라는 새로운 사업을 마라톤으로 치면 42.195km 구간에서 아직 1km도 진입하지 않았다고 봅니다. 누가 먼저 뛰었느냐의 정도라고 보지, 전혀 시간이 늦었다고 보지 않습니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게 투자할 겁니다.”

정 부회장은 화학사업도 ‘중국’과 고부가 제품 중심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 화학제품 수요의 40%가 중국”이라며 “중국 바깥에서 제품을 팔면 안 팔리기 때문에 중국 안에 들어가서 회사를 만들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조직 역량 강화

석유사업은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원가 경쟁력을 갖춘 외국 기업과의 협력 등을 통해 승부를 볼 계획이다. 윤활유 사업은 주요 원료인 ‘윤활기유’ 중심으로 성장해왔지만 앞으로는 완제품 윤활유 사업을 중심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석유개발 사업은 미국 내 셰일가스 등 비(非)전통자원 자산을 신규로 인수하면서 독립적인 석유개발 회사로 진화시킬 계획이다.

정 부회장은 “사업적 구조조정만으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조직 역량인 ‘소프트파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키워드로 정 부회장은 ‘속도’와 ‘유연성’을 제시했다.

“최근 연간 회의는 분기별로, 분기별 회의는 매월, 월간 회의는 매주, 주간 회의는 매일 하고 있어요. (회의가 많아지면서) 의사결정이 빨라졌습니다. 판단을 자주 해야 하는 만큼 임직원 역량도 성장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2014년 37년 만에 적자 1828억 원을 낸 뒤 지난해 흑자(1조9796억 원)로 돌아섰다. 같은 기간 순부채도 7조8542억 원에서 3조5152억 원으로 줄었다.

정 부회장은 “일류기업은 위기에서 오히려 더 큰 성장을 이룬다”며 “2018년을 전후해 시가 총액이 30조 원을 넘는 회사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19일 현재 SK이노베이션의 시가 총액은 15조1181억 원이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정철길#sk이노베이션#고부가가치산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