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애플-GE 따라하지 말고 한국만의 브랜드 만들어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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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트 그린 인터브랜드 亞太 CEO

“한국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면 항상 듣는 말이 있습니다. 애플은 뭐 하죠? 제너럴일렉트릭(GE)은 뭐 하죠?”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그룹 인터브랜드의 스튜어트 그린 아시아태평양 CEO(사진)는 6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따라 하지 말라”며 “자신감을 갖고 한국만의 브랜드를 만들라”고 강조했다.

그린 CEO는 이날 서울 강남구 언주로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2016 베스트 코리아 브랜드’ 발표식 참석차 방한했다. 인터브랜드는 2013년부터 매년 기업들의 재무 성과와 마케팅 등을 종합 평가해 국내 50대 브랜드를 발표한다.

그는 “케이팝이 증명했듯 ‘뭔가 독특하게 한국적인 것’은 일본, 중국 등 경쟁자에 비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예를 들어 기아자동차는 BMW나 아우디가 되려고 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자신만의 디자인 언어를 통해 ‘즐겁고, 캐주얼하고, 젊은’ 이미지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그린 CEO는 저성장 시대에도 기업이 투자를 줄여서는 안 되는 분야로 ‘소비자 이해’를 꼽았다. 그는 “기업은 소비자를 이해하고, 소비자 삶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이를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 잡고, 고객 충성도를 구축하면 불황에도 선택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한국 기업 브랜드의 취약점으로 부서 간 협업이 어려운 수직적 구조와 여성 임원이 적은 기업 문화를 꼽았다. 그는 “소통 부재로 시장 움직임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고, 여성 소비자를 이해하지 못하면 결국 회사가 기울게 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50대 브랜드 중 아모레퍼시픽(9위)은 브랜드 가치가 2조4401억 원으로 전년 대비 41%, 코웨이(32위)는 6518억 원으로 44%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은 파운데이션과 메이크업베이스, 선크림을 합쳐 복잡한 화장 단계를 줄인 ‘에어쿠션’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린 CEO는 “브랜드가 소비자를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코웨이는 사물인터넷(IoT)과 정수기, 비데, 매트리스 등을 연동해 생활 습관을 분석해주는 ‘아이오케어’ 서비스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인터브랜드가 선정한 국내 50대 브랜드의 가치 총액은 128조28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5% 성장했다. 이 중 상위 5개 브랜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기아차, SK텔레콤, 네이버의 합산 가치는 77조3911억 원이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브랜드#인터브랜드#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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